운전대 얘기가 나왔으니 바른 운전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올 해 들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에 대한 도움이 되는 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런데 약의 조제내역 설명 중 ‘졸음이 올 수 있으니 운전이나 기계 다루는데 주의를 해야 한다’고 돼 있었다. 몇 달 후 어느 날 처 조카가 50대 초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처 자시글 두고 미련맞게 여원히 소풍을 떠났다. 모 장례식장에서 문상도 하고 문상온 이들을 맞이하다 밤 10시경 집에 가기위해 안해와 문상차 내려온 큰딸과 차를 몰고 식장을 나섰다. 용문동 사거리 못미친 직전의 사거리에서 내 부주의로 접촉 사고를 냈다. 사랑이신 주님의 도움이 계서 인사 사고 아닌 차량끼리만 다친 사고였다. 이후 내 애마愛馬와 석별을 하고 볼일 있으면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왔다. 처음에는 내 애마가 없어 다소 불편을 겪었으나 적응된 까닭인지 차를 몰고 다니지 아니하는 자체만으로 심신이 홀가분해졌다. 어쨌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사고를 낸 것이다.
습관은 중요해서 한동안 버스를 이용했다. 무더위 여름에도 냉방 시설이 비교적 좋아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 그런데 안해가 운동을 하다 허리를 다쳐 모 병원에 한달여 입원해 있게 되어서 안해에게 조금이라도 불편을 덜어주려 택시를 이용하기 시작하니 이제까지도 여전히 택시만 이용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이용한 택시의 대부분의 기사님들의 니이테가 생각 외로 많다는 거다. 몇 달 전의 있었던 얘기다. 우리의 따사로운 보금자리가 있는 가수원 육교 앞 다리 밑에서 주로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그래서 그 많은 택시 기사님 중에는 나와 여러 번 인연이 있는 기사님이 대여섯 분은 족히 된다.
사연이 있었던 날도 어김없이 집앞의 육교 밑에서 택시를 탔다.물론 늘 그리해오던 것처럼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탔다. 택시를 타고 나서 안전벨트를 먼저 매면서 목적지를 말씀드리며 옆모습을 보니 나이 지긋하신 기사님이 아니신가. 시내방향 정림동 쯤에서 “기사님. 실롑니다만 춘추가 얼마나 되시는지요.” 웃음만 지으며 답변이 없다.
잠시 잠자코 가다가 다시 “기사님 연세가 어찌 되시나요.” 여전히 묵묵부답, 미소를 머금은 채. 도마동 오거리에서 유등교 중간쯤 가다가 “기사님. 고려대학이 어찌 되시느냐니까요.”
그때서야 안면에 미소를 띠면서 “무슨 춘추고, 연세고, 고려대학이냐 하면서 나이라고 하면 될 것을 지나치게 올리시는가?” “왜 나이를 많이 먹은 것 같아 불안하시냐?” “걱정이 되시는가?” “……” “나 80 중반일세. 내가 말을 놔도 될 것 같은데 기분 나쁘지 않으시지” 하지 않는가. 그러면서 크게 웃는 것이었다.
나는 역시 공손하게 “ 그럼요 기사님에 비해 애들인걸요” 하며 “아! 전혀 걱정없습니다. 그저 여쭈어 본 거예요.” “에이 거짓말 마시게나, 나이 많이 먹어 보이는 이가 운전을 하니까 내심 걱정되고 불안해서 그런 거 다 알아. 한 두 번 겪는게 아니니까. 괜찮으시네” 그리 말하고는 내가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자신은 이 좁은 대전 시내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게 못마땅하다. 목포나 부산 적어도 서울 같은데까지 원정 운전하는 것이 좋아. 그런데 그런 손님이 거의 없어서 내심 불만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용돈은 벌어야 하니. 그래서 손주들 한테 용돈도 주고 새끼들도 간혹 좀 손에 몇푼이라도 쥐어 줘야 좋아하거든. 손주 놈들도 용돈 안 주면 오는 게 뜸해. 세상이 그래. 아 그러고 내 우스운 얘기네만 아마 손님하고 팔씨름이나 뭐든 시합하면 다 이길 수 있다면서 하루 평균 걷기도 4km정도는 거뜬히 걷고 수평도 한 100여 번은 앞뒤, 일으켰다 내렸다 할 수 있고 철봉 올렸다 내렸다를 50여 차례는 너끈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팔굽혀펴기도 120여 차례, 쪼그려 뛰기도 150회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면서 친절하게 당신이 사는 아파트 동 호수를 알려주면서 한 번 다녀가라는 것이다.
더욱 나를 놀라게 만든 것은, 50대 중반의 애인이 있고 평균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사랑을 한다고 하며 나보고도 선생으로 은퇴한 것 같은데 한 번 뿐인 인생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하면서 연애도 하란다. 그래야 후회없는 삶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내 자랑 같지만 태권도가 공인 2단이고 머지않아 3단을 딸거라고 했다. 내가 가사 어른 땜에 재미있게 왔다하며 내릴 적에도 “고맙습니다”라고 하니까 참으로 예의가 지나치시군 하며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번 집에 놀러 오라고 말하면서 떠났다.
이런 노익장의 기사님은 사실 많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7,80대의 노령의 택시 기사님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도 귀동냥으로 들었다. 건강에는 과신은 금물이다. 실로 노령의 기사님들이 운전하는 것 걱정이 된다. 갑자기 신체 이상으로 이승을 떠나는 기사님들 얘기를 간혹 듣게 된다.
제도적으로 노령의 기사님들이 운전하는데 탈이 없도록 법을 정비하고 계도하여 안전운전이 생활화 되는 게 바람직스럽다 할 것이다.
끝으로, 각자는 집안의 화평과 행복을 위한 가장의 건강한 집안 운전(가사 도움 및 품위 유지 등)을 잘해서 살맛나는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안전 운전이 필요하다. 나라도 마찬가지다. 존경받는 지도자들이 많이 나와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모범국이 되는 데 헌신 노력하는 대한민국호의 안전한 운전의식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하겠다.
정녕 이 즈음이 이 나라 겨레의 안녕을 위해 불철주야 애를 다해 지키고 발전을 시키는 참다운 지도자들의 안전운행 의식과 바람직한 습관이 필요한 때라 여긴다.
김선호 한밭대 전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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