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근로자, 공무직 전환 염려…중구 “현재로 충분”
대전 중구가 지역의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책정된 예산을 사용하지 않고 반납할 계획이어서 아동복지 사업을 등한시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7일 대전 중구에 따르면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드림스타트 예산 2억 7200만원 중 4100만원을 반납할 예정이다.
해당 예산은 아동통합사례관리사(이하 사례관리사) 인건비 항목으로, 보건복지부는 통합사례관리사 4명의 연간 인건비를 책정했다. 지난해 중구 사례관리사는 3명이며 올해 복지부 예산 편성에 따라 한 명을 더 채용해야 한다.
사례관리사는 만 0세에서 12세 아동에게 맞춤형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사례관리사 한 명당 어린이 60~8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전에선 중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서 4명 이상의 사례관리사를 두고 있다. 서구는 복지부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지난해 사례관리사 3명에서 올해 한 명을 추가 채용했다. 유성구는 사례관리사 6명이 지역 아동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구와 대덕구 역시 4명씩 근무하고 있다.
더 많은 지역 아동에게 복지서비스 지원을 위해 사례관리사 증원 예산을 편성한 복지부의 결정을 중구가 시행하지 않으면서 내년 지역 어린이가 받을 불이익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구는 이 같이 사례관리사 채용을 미루는 데는 복합적인 문제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먼저 지역 아동 수와 통합사례관리 대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기존 인원으로 사업 진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출산율 저하로 아동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은 중구뿐 아니라 대다수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드러나지 않은 취약계층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이유는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근로자(사례관리사)를 공무직공무원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공무직공무원으로 전환 시 공무원 총원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해 사전에 기간제 사례관리사 채용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지역 어린이를 위한 복지 사업보다 조직 내 인력운용과 정부 평가를 더 중요시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기간제근로자의 공무직공무원 전환은 법에 규정된 내용이고, 이 같은 상황도 모든 지자체가 겪는 문제일 텐데 중구의 행정이 안타깝다”며 “지역 어린이가 많은 복지혜택을 받는 것을 가장 중점에 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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