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론자 이혜훈 사퇴로 당내 연대·통합론 분출 가능성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통합은 결국 시간의 문제”..지역 정가 촉각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7일 사퇴하면서 ‘보수통합론’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다.
당내 대표적 자강론자인 이 대표의 사퇴로, 보수야당 내 연대·통합론자들을 중심으로 보수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 전체회의에 참석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안보와 민생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 야당 대표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불찰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바른정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퇴는 지난 6월 26일 당원 대표자회의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74일만이다.
‘보수의 본류’를 목표로 자강에 무게를 뒀던 이 대표가 하차함에 따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연대·통합 논의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보수통합에 긍정적인 인사들 사이에선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거취 문제와 상관없이 바른정당과 언젠가는 같이 가야 한다는 보수대통합론을 주장하고 있다”며 “(통합은) 결국 시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 낙마로 (통합이) 급물살을 탈지는 시간을 갖고 봐야한다”면서도 “다만 이런 상황이 (자강론) 동력을 잃어가는 계기가 되고 실제로 동력을 잃는다면 (통합 논의가) 빨리 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수통합 논의는 이미 물꼬를 튼 상황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양당에서 보수통합론이 제기됨은 물론 분위기 조성과 향후 통합에 발판이 될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논의를 공론화시킨데 이어 같은당 나경원·김학용 의원 등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거론하고 나섰다.
바른정당에선 박 전 대통령과 ‘친박 8인’ 출당을 전제로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구 의원 등 중진들 사이에서 통합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주축이 돼 발족한 초당적 정책모임 ‘열린 토론, 미래’는 양당 간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임 추진자이자 양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당 대표(김무성), 원내대표(정진석)였던 두 의원은 보수통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역 보수 진영은 양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 또는 통합이 실현될 경우 보수 진영의 새판짜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출마 예상자들 사이에선 “다자대결 구도에선 필패”라며 통합을 찬성하는 목소리와 “배신자와는 같이할 수 없다”거나 “어렵더라도 보수 본류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는 반대 측 주장이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대표의 조기 낙마로 리더십 공백 사태에 직면한 바른정당은 지도체제 구성 등 후속 논의에 즉각 착수할 전망이다.
다만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자는 주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권한대행 체제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의견이 맞서 대책 마련에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제일ㆍ송익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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