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기 북핵위기 속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동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반도 안보상황이 엄중해지면서 국정 무게가 대북 문제 해법 찾기에 쏠려있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와 직결된 문제에 따른 상황을 무작정 탓할 순 없지만 새정부 국정목표 가운데 큰 줄기인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은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 푸틴 대통령과 일본 아베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일부 극동지역 경제협력 문제가 논의되는 했지만, 러시아 방문에선 북핵 및 대북제재 방안마련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날 오후 늦게 귀국한 문 대통령은 숨 쉴 틈도 없이 18일에는 유엔총회 참석 차 미국으로 뉴욕으로 건너간다. 다음 달 13~14일에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3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당분간 잇따르는 다자외교 일정을 소화하면서 북핵 해법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는 사이 새정부 국가균형발전 등 지역 어젠다에 대한 큰 그림 도출은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이다. 대선과정에서 공약했던 지역공약 이행에 대한 청사진이 나오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과정에서 17개 시ㆍ도공약 130개, 시ㆍ도간 상생공약이 13개 등 모두 143개 지역공약을 한 바 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새정부 국정운영 100대 과제에서 지역공약은 모두 제외되고 별도 추진기구를 만들기로 하는 것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역공약 이행을 위한 컨트롤타워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지역공약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TF를 구성해서 하나하나 다듬어가야 할 상황”이라며 “현 정부가 인수위 없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는데 너무 급하게 재촉하는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각종 지역 어젠다 실마리를 풀기 위해 문 대통령과 전국 17개 시ㆍ도지사가 참여하는 이른바 ‘제2 국무회의’ 정례화도 감감무소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8월 세종 개최설’ 등이 거론됐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모 관계자는 사석에서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9월쯤 열릴 것이다”고 전망했는데 최근 한반도 안보상황과 잇따르는 문 대통령 외교일정으로 볼 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로선 북핵 이슈에 지역문제가 완전히 함돌돼 있는 모양새다.
충청권에서는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전 시기가 확정되지 않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문 대통령의 공약사항임에도 제대로 된 국정 우선순위에서 밀려 로드맵 도출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내년 ‘지방선거용’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억측도 나도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체화되고 있지 않지만, 문 대통령이 연방제 수준의 자치분권체계 구축을 약속한 만큼 조만간 지역 어젠다들이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조만간 대통령 소속기구인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자치분권위원회로 개편해 재출범하게 되면 큰 그림의 지역 정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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