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소통과 불통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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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기의 행복찾기] 소통과 불통의 차이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7-09-07 14:38
  •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다른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개인의 일상생활에서도 소통은 중요하고, 직장에서 동료 간의 소통, 직장상사와의 소통, 정부와 국민간의 소통, 정치권과 국민의 소통 등등 소통이 필요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소통이 중요해서 그런 것인지 매번 역대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소통의 의지는 처음에는 잘되는 듯하다가, 결과적으로는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불통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어떤 잘못의 결과를 다질 때 소통이 되지 않은 불통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곤 합니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형제간의 갈등도 소통이 안돼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학교나 직장에서도 친구나 동료 그리고 선생님이나 상사와의 갈등도 소통이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소통의 문제는 가정, 학교, 직장은 물론이고 정부와 국민, 정치권과 정부, 정치권과 국민 등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통은 바로 거의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소통이 잘 되지 않고 있습니다.

원활한 소통보다는 불통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마도 그 원인은 소통의 방식이나 소통을 대하는 각자의 태도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통을 한다고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알게 모르게 강조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소통이 중요하다는 전제에서 강제적으로 소통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떤 일을 하거나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 흔히 우리는 그 일을 추진하기 위한 위원회, TF 등을 구성해서 일단 초안을 만들고, 그 초안을 공청회, 워크숍 등을 통해 발표하고, 그 과정에서 의견을 수렴해서 다시 정리하여 확정하는 과정을 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일을 추진하기 위한 위원회나 TF 등에서 만들어진 초안은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몇몇이 만든 안’으로 결정된다는 비난을 받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우선 위원회나 팀을 구성하는 구성원이 전체를 대표하거나 대신할 수 있는 위임의 권한이 있는 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위원회나 팀에서 만든 초안이 전체의 의견이 아닌 그 위원회 위원이나 팀원의 개인 생각이 반영된 안이 되고 만다는 지적도 가능합니다.

또한 공청회 등을 통해 전체 구성원과의 소통을 통해 수정·보완하는 것도 이미 만들어진 안을 소개하고 강요하는 것이라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소통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좋은 방안은 참 궁색해 집니다.

소통이 강요 또는 일방적인 결정이 될 가능성도 있고,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소통은 점차 불통으로 이어져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불신하는 결과가 초래되기도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통의 방식으로 ‘격의 없는 끝장 토론’이 등장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끝장 토론 역시 진정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고, 대부분 격론 끝에 불통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 일쑤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대부분의 소통을 위한 시도가 결과적으로 불통으로 이끄는 과정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통은 하려고 의도적으로 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소통을 하려면 평소 작고 사소한 하나부터 숨김없이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일이나 사안을 가지고 하는 소통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부터 소통이 되어야 그래도 나름의 소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소통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야 합니다.

평소 내가 생각하는 것이 이런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은 어떤가를 일상 생활에서 알리고 살피고 이해하고 양보할 때, 비로소 소통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 동안 내가 책임자로 있던 작은 조직의 구성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쓰기 시작한 이 ‘행복찾기’도 그런 의미입니다.

일상에서 내가 느끼는 것을 구성원과 공유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것이 더 나아가서 소통을 시작하는 도구로 만들려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행복찾기’에 답글을 주시는 것으로 작지만 의미있는 소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재임기간 중 우리 구성원들과 불통보다는 소통이 잘 되었고, 이 소통을 통해 구성원들의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소통은 의도하고 계획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어떤 형식이나 제도보다는 언제나 항상 그리고 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멀리 있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리고 일상에서 나누는 것이 시작인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과 친구들과 한번 소통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불통이 아닌 소통으로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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