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새로운 수익처 고민해야…금융당국, 예대율 산정 시 가계부문 가중치 조정 검토 중
대출금리는 급격히 올라갔지만 예금금리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은행의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포인트로 지난 2015년 2월(2.27%포인트) 이후 2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대금리차가 큰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장금리가 올랐다. 여기에 정부가 가계대출 줄이기에 나서면서 가산금리를 높여 대출금리가 올랐다. 이에 비해 예금금리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
은행권은 올 상반기 8조1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조)대비 5조1000억원이나 더 많은 수치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총 4조3000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상반기(3조2400억원)와 비교해 30%나 증가했다.
은행권의 최대 실적에는 이자수익이 큰 몫을 했다. 은행권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18조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들의 전체 여신 중 가계대출 비중은 급격히 늘어났다. 우리은행의 전체 여신 중 가계대출 비중은 1999년 28.2%에서 지난해 54.0%로, 신한은행은 23.9%에서 51.0%로, 하나은행은 25.2%에서 53.7%로 각각 크게 늘었다.
반면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1400조 원에 육박하는 빚을 짊어진 가계는 울상을 짓고 있다.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되는 등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돼 가계의 부담은 더 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이자장사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만 늘리는 시중은행들의 전당포식 영업행태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예대율 산정 시 가계 부문 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예대율 산정 시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높이고, 혁신·중소기업 대출 가중치를 낮추면 은행이 추가 예금조달 비용이 부담돼 가계대출을 줄이고 혁신·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예상이다.
연체이자율도 낮출 전망이다. 국내 은행들이 선진국보다 더 높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대부분 은행은 대출금리에 6~8%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붙여 최고 15%까지 연체이자를 받는다. 반면 캐나다는 연체 가산금리가 아예 없고 미국은 약정 금리에 가산금리 3~6%포인트이며 프랑스 가산금리는 3%포인트다. 일본은 15% 미만으로 설정하고 있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등 비교적 안전한 방법으로 이익을 챙겼다. 그사이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면서 “은행들은 예대마진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탈바꿈해야 한다. 새로운 자금 수요처를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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