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석의 디지털 세상읽기]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는 세상

▲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이순석

방 안에 앉아서 지구 반대편의 친구와 이야기할 수 있는 세상이 온 지 오래다. 방 안에 앉아서 그랜드 캐년 위를 유영할 수 있는 세상이 온 지 오래다. 나의 생각과 말을 전 세계의 어느 누구에게도 알릴 수 있고 반응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온 지도 오래 되었다.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소설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평론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는 시대 된 지 오래다. 과거처럼 누구로부터 자격을 승인받는 시대는 지났다. 화랑이 없어도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도 책을 내고 시집을 낼 수 있고 그림을 발표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다. 독자들로부터 직접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러나, 문화예술가들의 지적활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돌아오지 않는다. 그나마 지적재산권에 작동하는 세계가 음악계인 것 같다. 음원과 가사에 대한 지적재산 유통체계가 아쉬운 대로 갖춰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림, 시, 소설, 아포리즘, 사유체계 등에 대한 무형의 지적재산들에 대한 유통체계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디지털 세상은 길가에 붙어 있는 시 한 소절, 글귀 한 구절에도 작가에게 후원금을 줄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불가능이 없다.

이순석 ETRI 커뮤니케이션전략부장 이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