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애 선문대 교수 |
북한의 위협과 도발은 지금도 다양한 방법으로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2017년 8월 29일 새벽 5시 57분경,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였다. 사거리 2,700km, 최대고도 500km로 일본의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낙하하였다. 괌 포위 사격 위협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으로 보이던 상황에서 북한이 괌 포위 사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 같았다.
언론을 통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올린 목적을 다양하게 분석하여 내놓았다. 첫째,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 훈련인 UFG(Ulchi-Freedom Guardian) 훈련에 대한 대응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3일전에 발사했던 단거리 미사일과 더불어 군사적 대응력을 과시려는 목적을 가진다. 둘째, UN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국제사회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다양한 국제적 압박에도 핵 미사일 개발에 대한 의지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북한은 장거리 탄도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과 종말 유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계속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통해 고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일본의 상공을 통과하였다는 점에서 일본의 강력한 대응이 예상된다. 일본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예의주시하던 일본은 이번 탄도미사일의 궤도를 정확하게 인지했고, 불과 몇 분 만에 비상사태를 공포하고, 국민들을 대피시키는 신속한 조치를 취하였다.
반면에, 필자는 아침에 그 상황들을 반복하여 보내주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며 상황을 인지했을 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럼, 북한이랑 우리나라랑 전쟁하는 거예요?”라는 딸아이의 물음에도 “괜찮을 거야”라는 답을 간단히 하고 일상생활을 시작하였다. 그간의 경험에 미루어 우리나라 국민의 대부분이 그랬을 것으로 짐작된다.
혹시라도 핵폭탄이 한국에 떨어지는 비상사태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책은 무엇일까? 비상사태는 핵폭탄뿐만 아니라, 생화학 무기 테러, 대형 재해인 지진이나 원자력 발전소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도 포함할 것이다. 어이없게도 필자의 머리엔 민방위 훈련이나 큰 사고가 있을 때 가끔씩 대중매체에서 볼 수 있는 비상대응대책 정도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지난 지진 재해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한 대응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지진을 몸소 체험하고야 진지하게 대응방안을 숙지했다. 필자가 거주하는 지역은 강도가 약한 지진의 영향으로 다행히 무사했다. 아직도 고통을 겪고 있을 국민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우리지역은 피해가 경미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지진재해에 대한 공포는 잊혀져갔다.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일본상공으로 발사한 이유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도발의 당사국이 우리나라일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항상 긴장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예측되는 비상사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된 국민이 되어있어야 한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국민이 되기 위해 평소에 늘 준비해 두도록 하자. 첫째, 비상사태에 대비한 필수적인 물자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둘째, 재난, 전쟁, 테러 등 다양한 비상사태에 대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비상시에 행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하고,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셋째, 다양한 피해나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에 가까운 곳의 대피소를 찾아 대피하고,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폰 용 재난안전정보 포털 앱인 ‘안전디딤돌’은 다양한 형태의 재난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영애 선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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