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쓰레기 만두 파동이 생각난다.
버려진 단무지로 만두 속을 채워 판매한 비양심적인 행위는 당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만두 불매운동은 물론 양심적인 외식업체와 공장까지 쓰레기만두 후폭풍에 살아남지 못했었다.
그 후로 13년이 지났다.
살충제 계란, 유럽산 소시지 E형 간염바이러스, 맥도날드 불고기버거, 생리대 유해성 논란까지…우리는 쓰레기만두 그 시절에서 조금도 성장하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먹거리 파동은 주기적으로 반복됐다.
2017년의 살충제 계란, 2015년 가짜 백수오, 2008년 멜라민 분유, 2005년 중국산 김치 납과 기생충, 2004년 쓰레기만두, 2000년 납 꽃게, 1998년 포르말린 통조림까지 20년 사이 국민을 분노케 한 음식파동은 계속됐다.
이만하면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민보건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대한민국의 ‘식품위생법’은 무용지물이 아닌가 싶다.
혹은 나라의 법을 기만하는 음지의 세력들이 계속 양산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살충제에 범벅된 계란은 수만개가 유통됐고, 여성들의 신체와 접촉되는 생리대에서는 무려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사육되고 제조되는 과정에서 국민들 모르게 얼마나 많은 비양심적인 행위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일까. “몰랐다”는 변명으로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가 사죄받을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왜 모르는지 답답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다.
지난 주말 또 한차례 국민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불고기 버거를 판매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불고기버거를 먹은 초등학생 7명과 교사 1명이 동시에 장염에 걸렸다는 민원이 제기되면서 불고기 버거는 판매가 잠정 중단됐다. 사실여부를 떠나 올해 햄버거병으로 이미지 타격을 입은 맥도날드는 또 한차례 먹거리 파동의 휘말리면서 프랜차이즈 시장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과학과 경제 선진국에서 반복되는 먹거리 파동은 부끄러운 일이다. 음식파동 적폐는 다른 무엇보다도 먼저 청산돼야 할 숙제기도 하다.
쓰레기 만두와 살충제 계란까지…13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는 언제나 국민이었다. 이해미 경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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