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컵 국내 시판 안돼… 식약처 위해성 여부 검사
“면생리대 세탁 번거롭지만” 인식변화로 구입률 증가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계속 되자,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리컵에 대한 여성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생리대와 탐폰 등은 일회성 제품으로 비용과 건강적인 측면에서 부담을 느껴왔던 것이 사실. 또 국내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수입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여성은 약 40여 년 동안 1만 개 이상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여성의 신체와 직접적으로 접촉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생리대의 유해성 논란은 끝없이 제기돼 왔다. 또 패드형과 탐폰형을 사용했을 때 발생되는 통증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감도 짙었다.
릴리안 생리대의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은 생리대 논란의 시발점이 되어 세계적으로 여성 용품의 안전성과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도화선이 된 셈이다.
생리컵은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대안 제품이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여성 용품이다. 한번 구입하면 10년 이상 사용이 가능하고 가격도 2만~4만원대로 매우 저렴하다. 국내에서는 시판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허가 받은 제품이 없어 해외 직구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식약처가 여성 생리용품 사용실태와 인식 수요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향후 생리컵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설문 대상자 1028명 가운데 40%가 생리컵을 알고 있다 답했고, 10~20대는 61%가 대답해 연령별로 생리컵에 인식도가 달랐다. 생리컵을 사용해본 경험자 82%는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생리컵에 대한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31일 식약처에 따르면 생리컵 국내 판매를 위해 수입업체가 심사를 신청해왔고, VOCs 검사와 인체 위해 여부를 판단한 뒤 판매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유해성이 없다고 판단 될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판매되는 생리컵이 된다.
생리컵 이외에도 면 생리대와 유기농 생리대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면생리대는 세탁이 번거롭고 불편하다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일회성 생리대 논란 이후 불편보다는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인식변화가 소비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이미 주요 사이트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여성 소비자는 “생리대는 여성에게는 가장 중요한 제품이다. 발암물질이니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보면서 번거롭지만 안전한 제품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며 “생리컵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국내에 시판되면 구매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성환경연대가 실시한 생리대 11종의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가 공개됐지만, 정확한 제품명은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1종의 생리대에서는 발암물질인 스타이렌이 검출됐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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