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수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총연합회장 |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과거 3개의 이사회로 나누어져 있던 것이 하나로 통합된 기구로서, 국가 R&D 예산의 25%인 년간 5조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25개 출연연구기관들을 운용 관리할 뿐 만 아니라, 연구기관들간의 융합을 도모하기 위한 여러 R&D 과제들을 직접 관리하고도 있다. 또한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은 각 출연연구기관들을 대표하여 대정부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각 출연연구기관의 원장을 선임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이렇듯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의 자리는 막중하기 때문에 이에 걸맞는 인사가 임명되기를 바란다.
우선 도덕성에서 발목이 붙잡혀서는 안된다. 과학기술혁신 본부장 사태와 같은 혼란이 재현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계도 이제는 정부에서 임명한다고 그대로 수긍하는 분위기와는 많이 달라졌다. 언론 및 SNS 등을 통하여 검증작업이 엄중하게 진행되는 것을 이미 보았을 것이다. 연구자에게 요구되는 연구윤리는 일반인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 같다.
이사장은 과학기술혁신 본부장과는 달리 출연연구기관을 대변하여야 한다. 따라서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남다른 경험과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적어도 오랜기간 동안 출연연구기관에 종사한 경험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수박 겉 핥기로 알아서는 출연연구기관을 대변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한 분야에 국한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25개 출연연구기관들의 다루고 있는 과학기술 전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도 요구된다.
또한 이사장은 지금까지 계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출연연구기관들에 대한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지난해부터 논의되고 있는 출연연의 임무 재정립과 관련한 세부 작업들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한 출연연의 융합도 가속화 시켜야 한다. 출연연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큰 그림의 대 변혁도 구상하여야 한다. 출연연에서 그동안 적폐의 대상으로 지적되어 온 PBS 제도의 폐지, 평가 제도의 개선, 도전과 실패가 용인되는 연구 분위기의 쇄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등, 책임지고 이끌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일들을 차질 없이 이끌고 가기 위해서는 연구현장과의 괴리감이 적고, 대다수 연구기관 구성원들의 신망을 받을 수 있는 인사가 선임 되어야 한다. 변화와 혁신의 주체는 결국 연구기관의 구성원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자발적인 호응과 신뢰는 새 정부에서 요구하고 있는 효율적 변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연구 현장은 이제 더 이상 위만 쳐다보는 이사장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이사장은 임기만 3년 채울 뿐 아무런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낼 수 없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옛 말대로 새 정부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참신하고 유능한 인사가 임명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양수석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총연합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