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합동추진위원회에서도 강용식 명예총장만 원안 고수해
“서울이 OECD국가 가운데 인구밀집도가 1위인데 이러다간 큰일납니다, 인구분산이 절실합니다.”
신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 되면서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맞서 강용식 한밭대 명예총장은 민간에서 홀로 싸움을 벌인 지식인으로 평가된다.
현재 세종시 명예시민이기도 한 강 명예총장은 2003년 4월 발족한 신행정수도기획단 및 지원단의 상임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고건 총리가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강 총장은 추진위원 및 자문위원장을 맡으며 명실공히 신행정수도 개발의 첫 제안자로서 역할을 다했다.
신행정수도를 개발해야 한다는 데는 분명한 당위성이 존재한다.
강 총장은 “예전에도 서울 왕래가 잦아서 서울을 많이 관찬했는데, 서울 시내는 교통지옥이며 이같은 교통혼잡비를 추산해보니 7~8조원에 달할 것 같았습니다. 여기에 배기가스 등 환경오염비까지 추산해 합한다면 20조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생각에 신행정수도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OECD 국가 중 서울의 인구분포 1㎢ 당 1만6500여명에 달하는 데 도쿄ㆍ요코하마 4700여명, 뉴욕ㆍ시드니 2020~2050여명, 파리 3700명과 비교해 너무 밀집해 있습니다”며 “이래서는 발전을 할 수가 없습니다. 모든 게 수도권에 몰려있는 데 그래서 균형발전이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명분은 신행정수도 추진에 힘을 실었지만 이후 헌법소원에서 위헌이 됐다.
관습법에 의해 신행정수도 개념 자체가 인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그는 “관습법은 들어보지도 못한 법”이라고 성화를 내기도 했다.
이후 대안책으로 행정중심과 복합도시를 합친 개념의 도시 개발을 추진하는 데 이 역시 위헌이라는 얘기로 몰렸다.
그때 강 총장은 서울역, 춘천역, 대전역, 대구역, 부산역, 전주역, 광주역을 돌며 위헌이 아니라는 내용을 알리는 데 힘썼다.
이후 합헌이 됐지만 이명박 정부들어 수정안이 나오면서 행복도시 개발은 힘을 잃었다. 당시 세종시민합동위원회가 국무총리 산하에 구성됐다.
민간 16명, 장관 7명으로 모두 23명이 구성됐는데, 마지막까지 회의마다 강 총장은 행복도시 원안 고수를 외쳤다.
원안 고수를 주장한 사람은 강 총장이 유일했다.
이후 지난 정부들어 원안 진행으로 재조정됐지만, 강 총장은 수정안으로 잃어버린 시일이 안타깝기만 하다는 심정을 내비쳤다.
강용식 명예총장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렇게 행복도시가 진행돼 왔고 내년에는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완성만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한 듯합니다. 이제는 국가의 장래를 위해 정치권, 지자체, 국민 모두가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캐캐묵은 이념과 갈등은 뒤로 하고 먼 미래에 대한민국이 번영할 수 있도록 생각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세종=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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