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대책 한달]틈새 노리는 부동산시장

  • 경제/과학
  • 건설/부동산

[8ㆍ2대책 한달]틈새 노리는 부동산시장

  • 승인 2017-08-30 16:11
  • 신문게재 2017-08-31 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세종시, 얼어붙었지만 실소유자에겐 인기

투자자는 미분양 아파트 물색...가격 하락할 때 투자효과




#대전 둔산동에 사는 정모(45)씨는 요즘 세종시 아파트에 더욱 관심이 많다.



남들은 8ㆍ2 부동산 대책으로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로 동시에 지정되면서 메리트가 없다고 하지만, 실제 거주할 예정인 정 씨는 다르다. 규제 강도가 높아 거래가 끊기고 아파트 매매가도 떨어질 때일수록 집을 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씨는 “시장이 얼어붙으면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싸게 살 수 있다”며 “매물은 많지 않겠지만, 세종시는 당분간 아파트를 계속 공급해야 하기에 이자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버티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전 태평동에 사는 최모(44)씨는 미분양 아파트에 꽂혀 있다. 8ㆍ2대책의 충격이 강한 서울과 수도권 등에서 주인을 만나지 못한 아파트가 주 목표다. 참여정부 이후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평가받으면서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사이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한 때 시행사를 운영했던 최 씨는 “규제가 강력히 당분간은 효과가 있겠지만,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언제까지나 유지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할 때 매입하면 충분히 투자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 한 달,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의 틈새를 노리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실소유자들은 규제로 가격이 하락할 때가 집을 마련하기 위한 적기로 보고, 투자자들도 일단은 가격 하락을 기대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일찌감치 ‘솟아날 구멍’을 찾는 이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분명한 건 8ㆍ2 대책 때문에 시장이 얼어붙었다.

30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지난주까지 분양된 전국의 아파트 23개 단지 가운데 30%인 7개 단지가 2순위에서 최종 미달됐다. 43개 단지가 분양해 21%인 9개 단지가 청약자를 채우지 못한 7월보다 청약미달 단지 비율이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실소유자들에겐 다른 얘기다.

실제 8ㆍ2 대책 이후 세종시에서 처음 분양에 나선 우남건설이 오픈한 견본주택에는 사흘동안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투기(과열)지구 중복 지정을 무색케할 정도였다.

예전과 달랐던 건 실소유주가 많았다는 점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신혼부부에서부터 노후를 보내려고 하는 어르신 등 주로 가족단위가 많았다”며 “투자자도 적지 않았지만, 예전과 비교해선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는 곳은 규제지역 인근에 분양한 신규단지나 규제지역 내 미분양 물량이다.

8ㆍ2대책 발표 직후 포스코건설이 지난 3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대전 유성구 반석더샵은 48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 7764명이 신청해 평균 57.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2010년 이후 대전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요즘엔 수도권 등 주요도시 내 미분양 물량 확보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며 “규제 효과가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투자효과를 노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