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없이 맑은 하늘과 두둥실 유영하는 구름은 도심 속 일상에 여유를 선사한다.
가을은 왜 ‘독서의 계절’이 됐을까.
하늘이 높고 파래서…. 기온과 습도가 적당해서…. 혹자는 풍성한 황금들녘이 마음을 넉넉하고 평온하게 해 다른 계절보다 책에 더 잘 집중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가을은 곡식이 차곡차곡 창고에 쌓이듯이 머릿속에 지식을 담아두기에 적당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올 여름 유난히도 뜨거웠던 햇살에 지친 심신을 달래줄 ‘마음의 보양식’으로, 지난 10년간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베스트셀러 1위(연간)에 올랐던 도서들을 추천해 본다.
■연간 베스트셀러 1위 도서(자료제공=교보문고)
-2007~2008년 : 시크릿(론다 번 지음/살림Biz)
-2009년 :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지음/창비)
-2010년 :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김영사)
-2011년 :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지음/쌤앤파커스)
-2012~2013년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 지음/쌤앤파커스)
-2014년 :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지음/ 열린책들)
-2015년 :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지음/ 인플루엔셜)
-2016년 : 채식주의자(한강 지음/창비)
▲시크릿(론다 번 지음/살림Biz)=플라톤, 아인슈타인 등 수 세기 동안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던 ‘부와 성공의 비밀’에 대해 서술한 책이다. 책의 중심 주제는 ‘생각’이다. 생각이 가져다주는 놀라운 비밀에 대해 설명한 책은 긍정적인 생각을 극대화 시키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작가는 책에서 우리의 내면에 잠재돼 있는 이 힘을 이용하면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며 돈, 인간관계, 건강, 세상, 당신, 인생 등의 분야로 나누어 서술했다.
▲엄마를 부탁해(신경숙 지음/창비)=어머니로서 아내로서 여자로서 엄마는 어떤 인생을 살았을까?. 책은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신경숙의 장편소설이다.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역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마치 추리소설 같이 긴장감마저 자아내며 진행된다. 딸, 아들, 남편 등으로 관점을 바꾸면서 가족간에도 서로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김영사)=사람이면 누구나 빠지는 도덕적 딜레마에서 무엇이 옳은 일인가를 명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이자, 공동체주의 이론의 대표적인 4대 이론가로 손꼽히는 샌델 교수의 실제 하버드대 강의 ‘Justice’가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정의와 부정, 평등과 불평등, 개인의 권리 등 다양한 주장과 이견들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여러 난제들을 풀어갈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지음/쌤앤파커스)=불안한 미래와 힘겨운 청춘을 보내는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김난도 작가의 힐링 메시지가 담겼다. 책은 젊은 청춘들이 눈앞에 이익이 아닌 멀리 보는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총 4부를 통해 현실적이고 핵심적인 조언을 한다. 자신의 인생을 똑바로 바라보고,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기적을 이루는 삶. 작가는 막연한 희망 메시지 대신 청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들을 전하며 인생의 홀로서기를 응원하고 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 지음/쌤앤파커스)=종교, 인종, 가치관을 뛰어넘어 인생의 잠언을 들려주는 혜민 스님의 에세이. 책은 관계와 사랑, 마음과 인생에 대해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잘 안 되는 것들에 대한 작가의 지혜를 담고 있다. 어떤 생각을 하는가가 말을 만들고 어떤 말을 하는가가 행동이 되며 반복된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그것이 바로 인생이 되는 것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일상에 지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용기와 위로를 전하고 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지음/ 열린책들)=이 책은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고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 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기자와 PD로 오랜 세월 일해 온 저자의 늦깎이 데뷔작으로 1905년 스웨덴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노인이 살아온 백 년의 세월을 코믹하고도 유쾌하게 그려냈다. 또한 급변하는 현대사의 주요 장면마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는 주인공의 활약 또한 재미있다.
▲미움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 지음/ 인플루엔셜)=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용기의 심리학’에 대해 서술한 작품.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누구나 궁금해 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책은 말한다.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채식주의자(한강 지음/창비)=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수상한 작품. 1부는 ‘채식주의자’, 2부는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몽고반점’, 그리고 3부는 ‘나무 불꽃’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혀 점점 육식을 멀리하고 스스로가 나무가 되어간다고 생각하는 영혜를 주인공으로 한다. ‘채식주의자’에서는 아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남편, ‘몽고반점’에서는 처제의 엉덩이에 남은 몽고반점을 탐하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사진작가인 영혜의 형부, 세번째 ‘나무 불꽃’에서는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했으나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혜가 화자로 등장해 인간의 욕망에 대해, 그로 인해 상처 입은 영혼의 고통을 작가 특유의 단아한 문체와 나직한 목소리로 전하고 있다.
현옥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