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의(함께하는교회, 홍대가까운교회, 보리떡교회 공동 목사, 사단법인 WAFL 총괄디렉터, 극동방송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진행자 |
하지만 지금은 힙합 음악이 주류음악이 된 듯 합니다. 래퍼들이 만든 노래들이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유명한 보컬 가수들도 유명 래퍼의 피처링으로 참여합니다. 텔레비전을 켜면 예능프로그램에도 많은 래퍼들이 나와 자신의 끼를 발산합니다. 힙합의 민족이라는 어느 TV프로그램 제목처럼 우리나라는 이제 힙합이 주류 음악이 되었습니다.
일명 힙합씬이라고 하는 소수의 문화가 대중의 문화로 뿌리내릴 수 있는데는 ‘쇼미더머니’(Mnet 금요일밤 10시 방송)라는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슈퍼스타K’, ‘K팝스타’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다가 사그러질 때즘 나타난 이 힙합오디션 프로그램은 다른 음악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하나 둘 문을 닫을 때 많은 관심과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힙합음악의 어떤 점이 이렇게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볼 때 몇 가지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습니다.
래퍼들의 대결은 일반 음악 오디션 가수들 대결보다 더 갈등 요소를 분명히 드러냅니다. 일반 음악 오디션에서는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를 가늠하는 승부를 한다면 래퍼의 대결은 랩실력과 더불어 가사의 내용과 일명 ‘스웩(Swag)’이라고 불리는 당당함이 승패를 좌우합니다. 래퍼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가 되는 것이죠.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은 예선에서는 자신이 얼마나 랩을 잘하고 뒤처지지 않는지의 내용을 주로 ‘벌스(Verse)’로 쓴다면 후반부 공연 부분에선 가족에 대한 마음, 자신이 절망했을 때의 상황 등을 스토리로 풀어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들의 음악이 표현하는 그 스토리에 매력을 느낍니다.
저는 래퍼들의 일명 ‘뱉어내는’ 벌스들이 담아내는 그 사람의 스토리가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마음에 있는 상황 그대로를 읊조리는 것, 그 마음이 때로는 기쁨이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이기도 합니다. 환호, 눈물, 좌절, 등의 마음의 상황을 말로 만들어 누군가 들어주길 원하는 것이 바로 내면 안의 본연의 모습이 아닐까란 생각 말이죠. 왜냐하면 그렇게 나오는 이야기들에 대중들은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매일 쉽지 않은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그들의 고통과 아픔의 외침은 일종의 대리만족을 주는 것이죠.
아마 랩이 대중문화가 되고 나서 가장 유명해진 말이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드랍 더 비트 (Drop the Beat)!!!”
랩을 할 때 일명 벌스를 올려 놓는다고 하는 음악을 틀어달라는 말입니다.
좋은 랩은 주어진 비트와 잘 어우러져야 합니다. 아무리 가사의 라임(Rhyme: 운율)이 잘 맞고 내용이 좋아도 주어진 비트와 맞지 않으면 좋은 평을 받지 못하죠.
우리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때로는 힘들고 절망스러울 때가 있지만 내 삶을 이끌어가는 ‘큰그림’이 있거든요. 가족에 대한 사랑, 꿈을 이루고 싶은 마음, 삶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마음 등 이러한 비트 위에 우린 삶의 스토리를 써갑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다 힙합퍼이자 MC입니다.
삶이 고단하고 힘드신가요? 그러면 잠시 앉아 쉬면서 당신의 삶에 흐르고 있는 비트에 다시 귀기울여보세요. 당신의 삶은 하나의 작품이니까요. 그러니까 다시 외치세요.
“C‘mon Drop the Beat!!!!”
김선의(함께하는교회, 홍대가까운교회, 보리떡교회 공동 목사, 사단법인 WAFL 총괄디렉터, 극동방송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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