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에 이어 닭에서 DDT 검출까지 논란
정부 메추리와 오리 등 육계 가금류 전수조사 실시
유럽산 비가열 햄 E간염바이러스 일으켜… 판매 중지
식탁물가도 요동 … 청양고추와 애호박 작황부진 오름세
“계란은 살충제 범벅이고, 유럽산 햄은 간염 위험이 있대요. 왜 자꾸 먹거리 파동이 일어나는지 불안합니다. 장바구니에 담을 재료가 없어요.”
살충제 계란에 이어 발암물질 생리대, 그리고 유럽산 간염 소시지까지 등장하면서 국내 유통시장에는 각종 포비아(공포)로 가득하다.
살충제 계란이 다소 진정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지만, 닭에서 DDT가 검출되자 계란은 물론 닭 판매율까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닭 이외의 오리, 메추리, 칠면조, 거위 등 가금류에 대해 살충제 검사에 돌입한 만큼 결과에 따라 판매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살충제 계란 파동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안내문에도 불구하고 주말동안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무항생제, 친환경 계란 표식이 붙어 있었지만, 판매되지 않은 계란만 수북했다.
여기에 계란의 대체 식품으로 거론되던 메추리알과 오리알도 안심할 수 없다는 여론이 등장하면서 판매량에 제동을 걸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AMIS에 따르면 이번주 계란 가격동향은 30개 기준 7235원으로 지난주보다 3.6% 내림세다. 공급물량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살충제 검출로 인한 소비 부진에 가격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형 간염바이러스를 유발 유럽산 비가열 햄과 소시지도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E형 간염바이러스는 수인성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경구적으로 감염돼 돼지와 사람에게도 감염될 확률이 있다. 임산부 감염 시 20% 이상의 치명률과 태아의 유산까지도 초래한다. 주로 네덜란드, 독일산 돼지고기로 육가공된 제품 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1차적으로 유럽산 육가공품을 전부 판매 중지한 상황. 식약처는 유럽산 비가열 햄과 소시지 제품을 수거검사하고, 유럽산 육류가 포함된 제품일 경우 반드시 익혀 먹을 것을 당부했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는 “살충제 계란, E간염바이러스 햄이 연달이 터져서 불안하다. 먹거리에 대한 대한민국 안전의식 수준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주부는 “마트를 여러 바퀴 돌았지만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먹거리 파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식탁 물가 요동치고 있다.
청양고추는 생산량이 전년보다 9% 감소해 오름세고, 애호박은 충청지역의 폭우 피해로 작황이 매우 나쁜 상황이다. 오징어도 7월 기준 누적 생산량이 5만7000t으로 평균보다 54% 공급물량이 줄어 이번주 가격 상승세가 예고된다.
토마토와 깻잎, 생강, 건멸치는 보합세고, 참외와 캠벨포도, 계란은 하락세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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