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진섭 KAIST(한국과학기술원) 미래전략실장 |
이러한 시대적인 배경에서 문재인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을 국정전략으로 제시하고 국방개혁과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한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 전시작전권을 조기에 전환할 계획임에 따라 첨단 무기기술의 독자개발 등을 통해 자주적인 국방능력을 조속히 갖추어야 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대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국방개혁과 자주국방에는 가장 핵심적인 사람이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첨단 무기기술의 개발을 통한 자주국방의 강화는 국방안보 분야에 최고의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의 양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가 창의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나아가 민군융합을 통해 국방 과학기술을 창업과 연계할 수 있는 국방안보 융합 생태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국방안보 분야에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고민이 전혀 없다. 사람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첨단 무기기술의 자립화와 독자개발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양성해야 할 것인지를 빠뜨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에 세계가 놀라는 경제성장과 발전을 이루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높은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 인재의 양성이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1971년에 한국과학원(현 KAIST)을 만들어 세계적인 수준의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가 산업발전에 큰 기여를 하였고 이제는 글로벌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선도대학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면서 인재양성의 혁신모델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안보 분야에 특화된 체계적인 인재양성 시스템이 구축되지 못하고 첨단 무기기의 수입에 의 의존하게 됨으로써 국방안보 분야의 연구개발 능력이 민간 부분의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선 민간기술을 제대로 국방안보 분야에 적절히 활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으로의 인식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략과 정책이 첨단 무기기술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다루어져야 하고 첨단 무기기술은 전략과 정책의 시각을 공유하면서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 그리고 창업이 연계되고 전략과 무기기술이 융합되는 국방안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을 구현하겠다고 하면서 이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국방안보 분야 인재양성 시스템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겠다는 사상누각과 다를 바 없다.
이제라도 문재인정부는 사람의 중요성을 국방개혁과 자주국방 강화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하고 국방안보 분야의 체계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을 현실화하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방진섭 KAIST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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