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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불현 듯 ‘나는 행복한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학이 끝날 무렵이 되면 항상 생각이 많아지는데, 그 중에 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생각은 개학을 앞두고 새로운 학기를 준비하면서 방학 중에 무엇을 했나를 생각하면 늘 그리 보람된 일을 하지 않은 것 같은 반성이 들기 때문입니다.
‘나는 행복한가?’라는 생각은 내 스스로가 불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땅히 행복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행복한가?’의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주 ‘행복찾기’라는 글을 쓰면서도 내 스스로가 행복하다는 자신이 없다면 이런 글을 쓸 자격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만약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지만 그래도 불행하지 않다면, 오히려 행복을 찾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다시 ‘이제는 행복한가?’라고 스스로 물어 봅니다.
물론 아직도 불행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그리 행복하다고 생각되지도 않습니다.
아마도 개인적으로 지금 처해 있는 많은 일들과 원하는 것들이 아직도 결론을 못 내리고 진행 중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는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이 처해 있는 불확실성과 주변의 다른 것들이 역시 스스로를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게 방해를 하고 있는 것도 이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면서 어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거나 혹은 난감한 경우를 당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나 역시 남들에게 흔히 말하기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말을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정말 거짓말과 같이 많은 것을 스스로 해결해 주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단순히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 알게 모르게, 그리고 스스로 또는 다른 것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작용했기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는 시간도 그렇고 다른 상황들도 그렇고 쉽게 답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것을 느낄 때는 분명 행복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할 때도 그 감정과 느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행복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다면 그냥 덤덤한 삶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행복’과 ‘불행’이라는 두 가지의 경우만이 있고, 그 중에 반드시 어떤 것을 택하라고 한다면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 경우는 불행하지 않으니 행복한 것이겠지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니 불행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양자택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행복과 불행이 함께 있으니, 이것은 행복도 불행도 아니라는 말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이라는 것이 불행은 분명히 아닐 것이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삶입니다.
그런데 결과는 행복도 불행도 아닌 삶이 되고 말았으니 이건 분명히 아닙니다.
또 한편으로, 엄밀히 따지고 보면, "행복한가?" 아니면 "불행한가?"를 저울질 하는 것을 보면 분명히 불행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정말로 불행하다면 행복과 불행을 따질 경황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불행이라는 것 속에 있는 고통과 어려움으로 ‘행복한가 아니면 불행한가?’라는 이런 배부른 생각을 할 경황도 없을 것이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라고 하지만, 그 내면에는 어느 정도의 행복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다만 그 행복의 정도와 척도가 내 스스로 원하고 바라는 정도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아무리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고 말하더라도 나는 분명히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내게는 행복한 구석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히 나를 믿고 의지하고 응원하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우리 직원들도 있으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이 분들이 내게 보여 준 믿음과 신뢰가 있어 또한 행복합니다.
그 밖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모두 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지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많은 분들과 많은 것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주어서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분명 행복한 사람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왜냐면 나는 행복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번 주말도 행복이 가득한 시간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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