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국무회의 예산안 확정, 더민주 역량 시험대에
대전시 주요 현안 추진에 필요한 예산이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에서 확정되지 않고 있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대 대선에서 약속한 지역 공약 사업 실현을 위한 예산도 미지수여서 오랜 숙원 사업이 재차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 17일 더민주 지도부에게 요청한 국비 지원 건의 자료 등에 따르면 내년 정부예산안 가운데 대전시 주요 현안에 필요한 예산이 기재부에서 확정되지 않고 있다. 우선, 옛 충남도청사 이전부지 매입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옛 도청사 이전부지 매입비는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약속한 9개 지역 공약 중 하나인 도청사 이전 부지 조기 활용의 실현을 위한 선결조건이다. 시가 도청사 부지매입을 위해 요청한 802억원은 부처 예산까진 반영됐지만, 기재부에선 불투명한 상태다. 내년에도 도청사 이전부지 활용 문제가 계속 지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같은 배경엔 문화체육관광부의 활용방안 기본계획 미비 등에 기재부가 소극적으로 반영한 탓도 있지만, 이를 둘러싸고 정치권에서는 부처마다 서로 매입비 부담 및 타 시도에 선례를 남겨줄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예산 지원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사업은 또 있다.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 구축비 10억원도 미지수다. 유성 환승센터는 도시공사가 롯데컨소시엄에 사업협약 해지 통보한 이래 시가 사업 정상화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다시 사업 재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작 환승센터 구축에 필요한 10억원이 신규사업으로 해석돼 기재부의 적극적인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가 국립현충원을 국민적 호국·보훈 체험 공간으로 만드려는 나라사랑길 조성 사업의 핵심인 나라사랑체험관도 마찬가지다. 5억원 정도지만, 보훈처가 참전수당 증액으로 신규 여력이 없어 정치권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게 시 안팎의 설명이다. 노후공단 주차환경개선의 경우, 당초 산단 재생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이라곤 하나 재생사업의 효과를 높이고,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에 필요함에도 국비 신청액인 42억원이 부처에서조차 반영되지 못했다.
문제는 기재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작업을 이번주 마무리해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하고, 다음달 1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는 점이다. 시가 앞서 더민주 지도부와의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현안 추진에 필요한 예산의 적극적 반영을 요청한 이유다. 우원식 원내대표 등 더민주 지도부는 정책협의회에서 대전시가 건의한 국비 확보를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의 한 관계자는 “부처들에게 각 실·국에서 지원 예산의 당위성을 설득하고 있지만, 이제 불과 나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치권, 특히 여당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했다. 시는 다음달 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현안에 필요한 국비 확보에 협조를 거듭 요청할 계획이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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