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에 고정시키는 접착제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 나와
국내 유통중인 생리대 상위권 10개 제품서 발암물질 검출
식약처 내년 예정이던 위해성 평가 최대한 앞당겨 진행키로
개끗한 나라 28일부터 환불 신청접수 등 안내
살충제 계란에 이어 생리대 안전성 논란까지 소비자의 불안감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최근 릴리안 생리대 사용 후 생리양이 줄거나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피해자가 속출하자 릴리안 생리대 제조사인 깨끗한 나라는 한국소비자원에 안전성 테스트를 정식 요청했고, 결과 발표에 앞서 23일 조건없이 모든 제품을 환불하겠다고 발표했다.
식약처는 당초 릴리안 생리대와 관련해서는 추후 검사하겠다는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며 네티즌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내년 11월에 예정돼 있던 생리대 위해성 평가를 최대한 앞당겨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은 릴리안 생 리대 후폭풍이 자칫 제2의 가습기 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반응이다. 이미 피해접수는 3000건을 넘어섰고, 피해자 모임 카페 가입자는 24일 기준 7000명이 넘어섰다.
생리대 부작용 논란은 바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다.
끓은 점이 낮아 대기중으로 쉽게 증발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화합물의 총칭으로 생활주변에서 흔히 배출된다.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생리대 제조사들은 유해물질 사용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문제는 깨끗한 나라의 릴리안 한 제품이 아니다.
국내 생리대 시장점유율 10위권 제품 모두에서 발암물질과 피부 자극 성분이 검출됐다.
여성환경연대와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 연구팀은 판매량이 높은 일회용 생리대 10개와 면 생리대 1개를 실제 체온과 같은 환경에서 어떤 화학물질이 방출되는지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10개 전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스타이렌이 검출됐다. 스타이렌은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해 둔 독성 물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릴리안 생리대는 10개 제품 중 스타이렌이 가장 많이 검출되기도 했다.
피부 자극을 일으키는 1,2,4-트라이메틸벤젠은 10개 제품에서, 발암성 1급 물질인 벤젠은 일부 제품에서 소량 검출됐다.
사태가 심각해지고, 깨끗한 나라가 환불을 결정하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주요 유통시설은 릴리안 생리대 판매를 중단됐다.
식악처가 진행하는 생리대 유해물질 검출량 및 위해성평가는 ▲원료나 제조 과정에서 잔류할 수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분석법 확립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 중 해당성분 함유량 조사 ▲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한편 미국 여성환경단체는 국내 유통 생리대 유해물질 분석 결과, 스틸렌, 톨루엔, 클로로포름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발표한 바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생리대에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관리 기준이 마련된 나라는 없다.
식약처는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생리컵은 현재 허가 전 사전 검토 절차가 완료돼 9월중에는 허가가 가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알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생리대, 탐폰 등에 대한 모든 성분을 표시하도록 하는 관련 법률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중에 있고 해당 법안이 조속한 시일 내 시행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 할 계획이다.
릴리안 생리대는 28일 오후 2시부터 본사 소비자 상담실로 신청, 접수하면 구매 시기나 영수증 보관 여부와 상관없이 환불 절차를 안내하고 진행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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