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승용(중부대 총장) |
빛과 소리를 보고 들으면서 깨달을 수 있는 삶과 그렇지 못한 삶의 차이는 하늘과 땅 사이만큼 크다. 태어난 지 19개월 만에 보지도, 듣지도, 말도 못하는 장애를 갖게 된 헬렌 켈러와 그 어려운 삼중고의 세계에서 빛을 찾아준 앤 설리번 선생님은 그래서 믿기지 않는 전설이다. 1986년 세워진 실로암 안과병원(병원장 김선태)은 단순한 안과병원이 아니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는 무료수술을 해준다. 이곳에서 무료진료 받은 사람이 45만명이고, 개안수술로 다시 밝은 세상을 보게 된 사람들이 무려 3만 3000명이다. 필자는 결혼주례를 할 때마다 신랑ㆍ신부들에게 개안수술에 필요한 1계좌 30만원을 실로암 안과병원에 기부하도록 당부한다. 새로운 출발에서 한 사람에게 광명을 준다는 것은 얼마나 고귀한 일인가. 어쩌면 육체의 눈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눈, 영의 눈이다. 헬렌 켈러는 “시각장애보다 더 불행한 것은 시력은 있지만 비전이 없는 것”이라 했다.
듣는 것의 한자어 청‘聽’의 구성은 귀 하나에 10개의 눈과 하나의 마음이다. 인간은 소리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는다.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꼴로 난청이며, 75세 이상에서는 절반이 난청을 호소한다. 어려서부터 이어폰이나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귀를 혹사해 난청과 이명으로 고생하는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난청은 우울증이나 치매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소리 못 듣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보청기와 인공와우기술, 약물치료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보청기의 종류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인공와우기술은 아직 가격이 비싸고, 뇌에 대한 이해가 커져야 성공률도 높아질 것이다.
‘소리로 소리를 고친다(이음치음‘以音治音’)’는 슬로건을 표방하는 소리대장간(회장 윤정순)이 중부대에 최근 교육용기자재를 기증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미국의 명문인 스탠포드대 의과대학에서 세계적인 발명기술로 임상실험결과 놀라운 효과가 입증된 세계특허 TSC(Threshold Sound Conditioning, 역치신호조절) 기능을 탑재한 ‘미세청력진단기’와 ‘청력단련기’다. 소리대장간의 난청 솔루션은 청각을 단련해 건강한 청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존의 약물이나 수술방식과 달리 자연치유로 난청과 이명의 고통을 해결하려는 한류브랜드 소리대장간의 앞날이 주목된다.
박노해 시인은 묻는다.
‘무엇이 남는가’
정치가에게 권력을 빼 보라. 무엇이 남는가.
부자들에게 돈을 빼 보라. 무엇이 남는가.
성직자들에게서 직위를 빼보라. 무엇이 남는가.
지식인에게 명성을 빼 보라. 무엇이 남는가.
빼 버리고 남은 그것이 바로 그다.
그리하여 다시
나에게 영혼을 빼 보라.
나에게 사랑을 빼보라.
나에게 정의를 빼보라.
그래도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그래도 태연히 내가 살아간다면
나는 누구냐
나는 누구냐
보고 들을 수 있으면서 영혼, 사랑, 정의를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멋진 삶이 아닐까 이 뜨거운 여름에 자문해 본다.
홍승용(중부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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