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들이 도로를 막고 집회를 할 경우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인정해 벌금형을 부과해왔으나 항소심 재판부가 잇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대전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성기권)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1심에서 A씨는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보건의료노조 지역본부 조직부장이었던 A씨는 민노총이 2015년 11월 14일 개최한 민중총궐기대회에 참가하라는 지침을 받았고, 지역의 30여명 노조조합원들과 집결한 상태에서 서울 집회에 참가했다.
A씨는 당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 을지로 입구에서 종로구 안국동까지 약 1.5㎞구간에서 전차로를 점거한 상태로 행진해 차량의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시위대가 서울광장 앞 세동대로를 점거하거나 우정국로에서 금지된 행진을 시도하면서 도로 교통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하는 상태가 발생됐다”며 “경찰이 도로 통제등을 했다 하더라도 집회참가자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해 초래됐다. 피고인의 행위와 교통방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보면 적법한 신고를 마치고 도로에서 집회나 시위를 하는 경우 도로의 교통이 어느정도 통제될 수 밖에 없다. 시위가 신고 내용과 다소 다르게 행해졌어도 신고 범위를 완전히 일탈하지 않는 경우에는 교통이 방해를 받았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볼수없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 집회에 참여해 경찰버스를 잡아당겨 특수공용물건 손상과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B씨도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대전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파장 김양희)는 특수공용물건손상, 일반교통방해, 집회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에 대해 원심(벌금300만원)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B씨 역시 2015년 11월 14일 열린 민노총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차로 점검과 경찰버스를 묶어둔 밧줄을 잡아당기는 등 경찰버스에 위력을 가해 수리비가 들도록 손상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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