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미 두루 유치원 교사 |
혁신유치원을 2년차를 맞이하면서, 한 단어 한 단어를 완성하기 위해서 모든 두루 가족들이 소통과 나눔으로 어렵게 만들어낸 혁신이다. 두루유치원 혁신이 세종유아교육의 근간이 되었으면 하는 조금만 소원이 담겨진 글이다.
두루유치원 교육의 모든 기초는 ‘유아 중심’에 있다.
끊임없이 유아중심교육을 외치지만 실제 수업과 생활 안에서 유아가 중심이 돼 운영되기에는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다.
‘유아중심수업‘을 중심에 두고 유아들의 생각, 흥미를 알아보고 학부모님들의 의견 수렴, 교직원들의 워크샵을 통해 계획된 아이다움 교육과정을 이어오고 있었다.
지금까지 교사중심 수업이나 학부모 요구에 맞는 교육행사들을 유아가 직접 참여하고 주체가 돼 활동할 수 있는 ‘유아중심수업’과 ‘학급다모임’으로 운영으로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의견모으기는 절차가 복잡해지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등 계속되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학습공동체에서 시작한 교사들의 다양한 협의로 만들어 낸 의견이 유아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조금씩 존중과 배려를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교사와 아이들이 만들어 낸 유아가 참 주제가 된 졸업식이 기억이 난다. 항상 기억속에 남아있는 졸업식, 유아 행복이 아닌 형식에 치우치는 강당에서 이루어진 대 졸업식으로 바꿔봤다.
계획부터 마무리까지 아이들과 의논하여 준비하고 꾸미고 졸업선물은 기부하는 ‘기부 팔찌‘로 정하면서 1년간 즐겁게 유치원을 다닌 유아들에게 학부모들이 직접 졸업장을 전달했다.
담임 교사는 한명 한명의 이름을 넣은 자필 편지를 읽어 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함께 강당에서 졸업식을 하며 가졌던 번잡스러움이나 기다림보다는 교사, 유아, 학부모가 온전히 주인공이 된 참으로 감동적인 졸업식이었다.
이같은 경험에서 혁신은 생각의 차이, 입장의 차이에서 빚어진 갈등으로 인해 쉽게 찾아오지 않는 서로의 존중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혁신을 시작한 유치원에서는 자아의식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성장을 담아 낼 수 있은 그릇이 되도록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 명령 혹은 일방적 훈계에 익숙해진 우리 모두들에게는 어려움을 이기게 하는 큰 보석은 ‘존중’ 이다.
협력하는 교사 문화 속에서 교사의 성장이 뒤따랐으며 협력적 문화는 구성원들의 유대감과 함께 서로가 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될 때 진정한 교사의 협력과 진정한 유치원의 혁신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다.
되돌아보면, 학부모들의 따뜻한 신뢰 역시 혁신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3년 전 개원했을 때는 학부모님들의 유아교육에 대한 이해와 요구가 많아 혁신유치원 교사로서 힘든 시일을 겪었다.
지지의 목소리 보다 비판에서 오는 두려움으로 부터 시작한 혁신유치원이었다.
하지만 학급별로 구성된 학부모 다모임, 캘리그래피 동아리, 아버지동아리, 손뜨게 동아리 등 학부모 참여 및 교육과정 지원 조직이 학부모 주체적으로 운영되면서 이들은 유치원의 동반자가 됐다.
두루유치원은 학기마다 학부모들의 생각이 반영돼 교육과정이 진화하는 데에서 혁신을 찾는다.
과거 외부특별활동에만 관심을 기울이던 학부모들이 갈수록 유아중심 교육과정의 본질에 귀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아이가 유치원 안에서 행복하기를 바란다는 편지의 글을 읽으면서 두루 유치원 학부모들 역시 많은 점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학부모님의 신뢰와 지지가 교사의 교육력이 발현되는데 계속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성미 두루 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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