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도시외곽 이전 및 폐쇄 입장, 타 지자체 유치 가능성 열어
시민단체 반발 우려되나 원도심 유치 시도 전례있어
<속보>=대전 월평동 마권 장외발매소 이전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눈치전이 치열하다. <중보일보 7월 27일자 2면 보도>
한국 마사회가 지난 16일 대상물건 모집공고를 통해 오는 12월 31일까지 월평동 장외발매소 이전부지 접수에 나서면서 지자체는 물론, 정치권까지 신청지역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대전 서구는 월평동 발매소 폐쇄를 바라고 있다. 월평동 발매소 문을 닫고, 이를 매입해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정확한 이전 부지를 언급하지 않지만 도시외곽으로 보내야한다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다른 자치구로선 발매소를 유치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단, 시민단체가 발매소의 근절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단체장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 폐쇄 및 추방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5일 낸 자료에서 “마권 장외발매소는 대전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의 문제인 만큼 도박산업으로 인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라”며 “대책위가 단순히 우리 동네 문제 해결만을 위해 4년간 싸워온 것이 아니다. 레저없이 배팅만 남은 화상경마장이라는 시스템 자체가 시민을 도박중독으로 몰아가고 삶의 터전을 망가뜨리기에 화상경마장 폐쇄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상향 또는 연임에 도전해야 하는 단체장에게 발매소 유치는 ‘도박 중독자 양산을 부추긴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그러나 유치전이 벌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키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한국마사회가 월평동 발매소 외에 추가로 발매소를 설치하기로 하고 임대 희망건물 모집에 들어갔을 당시 동구 중앙시장 상인들이 원도심 활성화 등을 이유로 옛 대전백화점 자리에 경마 장외발매소 유치에 나섰고, 동구는 용도변경으로 뒷받침했다. 중구 대흥동 지역에서도 빈 건물을 장외발매소로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었다. 일각에선 아이러니하게도 지방선거가 되려 경마장 유치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9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 예비후보는 지방재원의 확충을 위해 유성구에 경마장을 유치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발매소가 내는 레저세는 광역시세로 구분돼지만, 3%가량이라도 해당 기초단체의 수입이 된다는 이유였다. 광역단체들 입장에서도 발매소는 그냥 버리긴 아까운 계륵과 같다. 기초단체로선 6~7억원 정도지만, 대전시 입장에선 발매소 존재로 200억원에 달하는 목적성없이 쓸 수 있는 재정이 생긴다. 더구나 마사회와 정치권이 레저세를 기초단체에게 귀속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과 전북지역 기초단체들이 발매소 유치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는 후문이 여기서 기인한다. 또 현역 단체장을 상대로 도전하려는 지방선거 후보들로서는 이처럼 활용하기 좋은 카드가 또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평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