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교복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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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기의 행복찾기] 교복의 추억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7-08-18 00:01
  •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요즘 학생들의 교복은 참 다양하고 예쁩니다.

학교마다 개성을 살리고 또 실용성도 있는 교복을 보면 교복이라기보다 패션을 살린 일상복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40대 후반 이상의 연세를 드신 분들이 중고등학교 시절 입었던 교복과 비교해 보면 정말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한 마디로 참 예쁘고 멋집니다.

우리가 학교를 다니던 시기는 어찌보면 거의 모든 것이 획일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교복도 거의 모든 학교가 비슷했고, 모자에 붙어 있는 교표나 뱃지를 보지 않으면 어느 학교 학생인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군복과는 다르지만 얼룩무늬 교련복을 입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교복과 교련복은 경제사정이 넉넉치 않은 탓에 하나를 구입하여 내내 입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입학 당시 자기 몸보다는 큰 교복을 구입하여 입었지만, 키가 자리고 성장하면서 교복은 껑충하게 작은 교복이 되기도 했습니다.

나 역시 중학교 입학때 사실 엄청나게 큰 교복을 구입했지만,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1년새 16센티 미터나 키가 자라는 바람에 중학교 2년간을 손목과 발목 한참 위로 올라오는 교복을 입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이런 교복을 입고 다닌 탓에 중고등학교 시절의 사진들을 보면 사복을 입은 사진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당시에는 사진을 찍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소풍이나 학교활동을 하면서 남긴 사진은 모두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 뿐입니다.

그래서 학교 시절 과거를 추억하면 교복에 대한 기억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교복은 대학에 입학하고도 계속 입었습니다.

그래도 내가 학교를 입학할 당시에는 교복이 의무사항은 아니었습니다.

선배들의 경우 교복입고 교모를 쓰고 검은색 서류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이 대학생의 전형적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교복을 의무적으로 입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 있는 교련 수업에는 반드시 교련복을 입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대학생들은 교복 대신 교련복을 평상복 처럼 입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교복을 생각하면 획일적이고 또 일부에서는 군사문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비판도 합니다.

그런데 어찌보면 당시의 경제사정을 고려해 볼 때, 학생들에게는 교복 만큼 편리한 것도 없었습니다.

학교에 가느라 사복을 사는 것보다는 교복을 정해 놓고 교복을 입는 것이 한편 편리했다는 것입니다.

누가 잘사는 집인지, 누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집인지, 교복으로는 구별하기가 어렵기도 했습니다.

정치심리학적으로 소위 '유니폼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도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등등 유니폼을 입는 직종이 있습니다.

자신의 직무에 합당한 제복을 입는 것이 자신의 직분과 직무를 수행함에 긍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유니폼 효과의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개인보다는 자신이 속한 집단과 직종을 상징하고 그에 따른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말합니다.

요즘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정의 제복이나 유니폼을 입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도 이런 제복과 같이 획일적인 복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소위 '채용 면접 복장'이라는 것입니다.

남성은 짙은 색 양복에 힌색 와이셔츠와 짙은 색 넥타이를 매고, 여성의 경우는 검은색 정장에 흰색 브라우스와 검은색 단화 같은 복장을 말합니다.

거기에 여성의 경우, 뒤로 묶은 머리를 합니다.

공무원 채용 면접도 그렇고, 일반 회사의 채용 면접에 참여하는 응시자의 거의 대부분이 같은 복장입니다.

문제는 면접시 복장에 대한 의무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고시 등 공무원 채용면접이나 공공기관 채용면접, 일반 회사의 면접위원으로 참여 했지만, 복장에 대한 평가 기준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모든 응시자들이 동일한 복장으로 면접에 참여합니다.

채용이 되고 나서도 이런 면접시 복장으로 근무하는 분을 본 적은 없습니다.

한 마디로 면접 복장이 근무를 함에는 적절하지 않은 불편한 복장이라는 것입니다.

누가 강제하지도 않았는데도 획일적인 복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나도 유학시 학위가 끝나고 독일의 기업에서 면접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귀국 후 몇 번의 채용면접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이런 거의 통일된 복장으로 면접을 치루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내 경우에 이런 '채용 면접 복장'을 착용한 적은 없습니다.

물론 채용시 복장으로 인한 유불리의 문제, 선입견의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통일된 복장이 긍정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복장으로 그 사람의 인품이나 능력을 판단하는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소위 눈에 거슬리는 복장이 아니면 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복장이 또 자신의 개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물론 고가의 명품을 입거나 위화감을 주는 복장이 아니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행복도 획일적인 행복이 존재하지 않듯이, 이제는 모든 면에서 획일화된 것은 더 이상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도 과거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이 추억과 그리움은 분명히 교복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복을 입었던 그 시절과 그 시절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이번 주말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광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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