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표적해 간암 예방 기대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릴 전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노원상·한광협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간경화가 진행된 간에서 활성화 된 티지에프 비타(TGF-β) 신호가 간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TGF-β 신호는 간경화를 일으키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간경화 환자에게서 대부분 내재돼 있다.
기존 연구에서 TGF-β 신호는 암 발생 초기에 암 억제 기능을 해 종양 초기단계에서는 비활성화 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바와 달리, 활성화된 TGF-β 신호가 암 발생 초기부터 간암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종양 발생 초기시점부터 TGF-β 신호는 활성돼 스네일(Snail)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했다.
이로 인해 증가된 스네일 단백질은 간세포의 종양 세포화를 유도하며 세포의 성장을 증식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네일(Snail) 유전자란 상피세포의 특성을 감소시키고 간엽세포의 특성을 갖게 하는 유도인자를 말한다.
연구팀은 유전자조작 기법으로 P53과 히포(Hippo) 신호 기능이 결여된 간암 발생 생쥐 모델을 제작했고, TGF-β의 신호경로를 차단하거나 스네일 발현을 억제하였을 때 간암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P53은 대표적 암 억제 유전자로 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하며, 히포는 발생 중에 세포의 성장과 사멸을 조절해 조직과 장기의 크기를 조절하는 신호다.
또 연구팀은 암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간암조직 유전자발현 패턴을 분석하고 인간 간암세포의 조직배양 실험을 통해 생쥐 모델에서 발견된 TGF-β와 스네일 유전자의 종양유발 효과가 인간의 간암에도 적용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노원상 교수는 “이 연구는 TGF-β 신호경로가 특정 유전적 환경의 간에서 어떻게 종양생성을 유도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앞으로 TGF-β나 스네일 유전자를 표적해서 간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임상 적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소화기학 및 간장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소화기학(Gastroenterology)에 지난달 20일자 게재된 바 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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