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양계농장 1곳, 대전보건환경연구원 현재 검사 중
소비자들 “적합 판정 받은 계란도 안심 못해” 불안심리 확산
소비자연맹, 유통업체 잔류농약분석서 확인절차 없다 지적
살충제 계란이 국내에서 검출되자 양계농장은 물론 유통시장까지 멈췄다.
살충제 계란은 약 10만 개가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살충제 계란 쇼크 이틀째, 전국에서는 각 지역의 산란계 농장의 계란을 수거해 살충제 성분을 조사 중이다.
살충제 성분은 닭을 키우는 케이지(철재 우리)에 살충제를 살포했거나, 살충제를 뿌리는 과정에서 닭의 몸속으로 살충제가 들어가 닭이 나은 계란으로 피프로닐이 넘어갔을 경우, 케이지에 계란을 둔 채 살충제를 살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전의 양계농장은 유성구 학하동 1곳뿐이다.
이곳은 7000마리의 산란계가 있고, 1일 평균 5900개의 계란이 유성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대전보건환경연구원은 8월 초에 이어 15일 긴급하게 농장의 계란을 수거해 현재 살충제 성분을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초 검사에서는 항생물질이나 합성항균제가 검출되지 않아 안전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살충제 성분은 일반 검사와는 다르기 때문에 17일께 발표되는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문제는 대전으로 전국 각지의 계란이 들어오는 만큼, 학하동 양계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미검출된다 해도 계란 부족 현상은 피할 수 없다.
현재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곳은 경기도 남양주(08마리), 경기도 광주(08LSH), 강원도 철원(09지현), 경기도 양주(08신선2), 천안(11시온), 전남 나주(13정화)까지 6곳이다. 시중에 유통 중인 계란 신선 대 홈플러스와 부자특란 2개에서도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전국 산란계 농장이 1456곳인 만큼 추가 검출되는 곳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로 살충제 계란이 나올 경우, 추석 혹은 연말까지도 계란 수급 안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농림식품부는 16일 05시 기준으로 전체 검사대상 산란계 농가 중 81%에 대해 시료채취를 완료했다. 이중 적합으로 판정된 241농가의 계란은 즉시 유통이 허용됐다.
완전 식품 계란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신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16일 대형마트 계란 코너는 텅 비었고, 손님들은 안전한 유기농과 친환경 계란도 구매하지 않았다.
한 시민은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도 솔직히 믿을 수가 없다. 이제 어떤 먹거리도 신뢰할 수 없게 됐다. 소비자들의 필수 먹거리만큼은 정부에서 관리하고 또 유통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회장 강정화)은 지난 4월 ‘유통달걀 농약 관리 방안 토론회’를 통해 국내산 달걀도 살충제 성분 전면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한국소비자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산란계 농가에서 사용하는 농약 19가지 중 대부분 다성분 동시분석법을 확립해 고시하지 않아 현재 계란의 잔류농약 분석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농가, 소비자, 유통업체 등 누구나 쉽게 계란을 축산물의 잔류농약 분석을 의뢰할 수 없고, 일부 유통업체는 납품 받을 때 계란 잔류농약분석서를 확인하지 않는다”고 안일한 계란 유통시장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노출되면 두통과 감각이상, 장기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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