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혁신위 ‘상향식 공천 지양, 전략 공천 확대’
기존 정치권 인사들 긴장 역력..정치 신인 기대감 내비쳐
“이러다 공천 물갈이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한국당 소속 A 지방의원)
“아무래도 정치 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겠느냐.”(기초의원 출마 준비자 B씨)
자유한국당의 내년 지방선거 전략 공천 확대 방침에 후보군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존 정치권은 ‘공천 물갈이’를 우려하는 반면 정치 신인들은 “공천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반기는 모습이다.
한국당 혁신위원회는 지난 15일 1차 혁신안을 발표하며 ‘상향식 공천 배제, 전략 공천 확대’ 방침을 밝혔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상향식 공천을 해서 지난 총선에서 패했다”며 “상향식 공천을 적용하는 방식은 이번 선거에서 배제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향식 공천이 지역사회 정치인의 기득권 유지에 유리하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고도 했다.
상향식 공천이 정치 신인의 제도권 진입을 막는다는 판단에 따른 발언으로 해석된다.
상향식 공천은 당원이나 일반 국민이 투표 또는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자를 직접 뽑는 방식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무성 전 대표가 강하게 추진한 바 있다.
당 혁신위는 상향식 공천 대신 전략 공천(책임 공천)을 통해 인재를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전략 공천으로 후보자들을 배치해 내년 6·13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뜻이다.
당장 당내에선 “상향식 공천이 폐기되는 건 아니냐”, “줄 세우기가 시작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혁신위의 전략 공천 확대 방침을 접한 출마 예정자들의 마음도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다만 현직 또는 기존 정치권 인사들과 출마를 고려 중인 정치 신인들의 속마음은 달라 보인다.
기존 정치권 인사들은 류 위원장이 ‘지역사회 정치인의 기득권 유지’라고 언급한 부분을 주목한다.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시사한 대목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물로 후보군이 채워질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이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모양새다.
반대로 정치 신인들은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략 공천이 상향식 공천보다 후보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현직 정치인들보다 인지도나 조직력이 떨어지는 신인들에게 상향식 공천은 승산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당 주류가 전략 공천을 통해 자기 사람을 심는 ‘사천(私薦)’과 ‘줄 세우기’에 대해선 모두 염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략 공천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바탕이 되는 공천 방식으로 잘못 사용될 경우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후보자들의 마음이 복잡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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