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 화가 이암의 그림. 시치미는 그림 속 매의 꽁지 쪽에 달려있는 하얀 깃털 같은 것을 말한다. |
[김용복의 우리말 우리글] 제326강 ‘시치미를 떼다’와 ‘모르쇠’
♣‘시치미를 떼다’를 아시나요?
본래 ‘시치미’란 단어는 ‘매의 임자를 밝히기 위해 주소를 적어서 매의 꽁지 털 속에 매어 둔 ‘매의 이름표’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치미를 떼다’라는 말은 ‘매를 훔친 사람이 매의 이름표인 시치미를 떼어 내고 자기 매인 것처럼 행세한다는 뜻으로, 자기가 하고도 짐짓 하지 않은 체하거나 알고도 모르는 체 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요.
예) 1, 효선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듯 시치미를 떼었다.
2, 경옥이는 선생님의 마음을 다 알면서 시치미를 뗐다.
♣‘모르쇠’에 대하여 말씀 드릴게요.
‣‘모르쇠’란 ‘아는 것이나 모르는 것이나 다 모른다고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어사전에서 '모르쇠'를 찾아보면 '모르다'라는 어원과 '쇠'라는 어미가 결합한 것으로 ‘모른다고 딱 잡아떼는 사람의 행동을 비유하여 만들어진 단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쇠'라는 말은 흔히 '구두쇠', '변강쇠', '돌쇠'와 같이 사람 이름 다음에 쓰거나 '디딤쇠', '마름쇠', '방아쇠'와 같이 장치 다음에 쓰이기도 하지요.
‣사람 이름 다음에 쓸 때는 그 사람을 얕잡아 보는 의미로 쓰기도 하는데 현재 어원 풀이 중 '구두쇠'는 '굳은 사람'의 의미, 즉 ‘짠돌이’를 뜻하기도 합니다.
‣또, 마당을 쓰는 종을 '마당쇠‘, 우직한 사람을 '돌쇠,' 여자를 밝히는 사람을 '껄떡쇠' 등 '쇠'는 사람의 행동이나 직업, 성격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쇠'가 붙은 말에서 대부분은 '사람'이나 '철' 또는 '철이 달린 기구' 등을 의미하는 말로 쓰는데 다만 '쇠'를 '사람'으로 쓰게 된 이유는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김용복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 회원
♣ 순 우리말로 된 재미나는 시 한 편 소개할 게요.
별
얼마나 더 참아야 / 참은 것이 복이 되겠니
얼마나 더 견뎌야 / 견딜 것이 없어지겠니
눈물이 마르고 웃음만 남으려면
또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되겠니
그리움에 얼마나 지쳤기에
이 밤에 잠 못들고
초롱초롱 눈 뜨고 있겠니
박영옥/금산군에서 교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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