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정부의 인건비 최대 지원 방침에 의문
교육계가 정부 정책에 발 맞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예산 확보 방안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규직 전환시 기관별로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이 추가로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예산 보전에 대한 정확한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시ㆍ도교육청은 정부가 정규직 전환에 따른 추가 인건비를 떠넘길 경우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체 예산의 60~70%가 인건비로 지출되는 상황에서 추가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교육환경 개선 등 사업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어 교육의 질이 하락될 것이란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발표에 이어 25일에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공기관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인건비 부담에 대한 질문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증가는 내년도 예산에 최대한 반영 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답변 외에는 지원규모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어 추후 인건비를 각 기관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 누리과정 예산 전액 국고 지원을 비롯 국가장학금 확대와 대학 반값등록금 실현, 고교학점제 도입ㆍ확대, 초등 돌봄교실 확대 등 상당한 예산이 필요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을 위한 내년 본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예산까지 전액 보전해 주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교육부가 인건비까지 지원할 여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빠른시일 내 지원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의위원회 구성 이후 정규직 전환에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합리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며 “9월까지 정규직 전환에 대한 교육부 차원의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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