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명 작가 등단…올해도 ‘충청서도대전’ 준비
“글씨공부는 꾸준히 해야 늘어요. 하루라도 게을리하면 금방 표시가 나거든요.”
이봉호(90) 할머니가 매일같이 붓글씨를 쓰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먹을 갈고 큰 붓으로 글씨를 써내려가는 손에는 부드러움과 함께 힘이 넘쳐나고 곧은 자세와 차분함은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마저 준다. 2년 전부터 서예교실을 찾고 있는 이 할머니는 “지난해까지 한글을 쓰다가 한문으로 바꿔 쓰고 있는데, 강사님과 여러 회원들이 많이 가르쳐주고 있어 늦은 나이에도 빨리 숙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 중촌동 주민자치프로그램 ‘서예교실’ 회원 10여 명은 오는 10월에 개최되는 ‘제14회 충청서도대전’ 출품을 앞두고 연습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75세다.
회원들은 지난해 작품대전에서 모두 입선 또는 특선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다. 특히 이한형 서예교실 회장과 김순희 총무는 작가로 등단하기도 했다. 지난해 입선자들은 이번 대회에서 특선을 향해 연습 중에 있다.
회원 이재만(76) 씨는 “서예에서 작가로 등단하기 위해서는 대전에 출품해 입상한 점수가 총점 15점 이상이 돼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열심히 노력해도 10~15년은 걸려야 하는 어려운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또 “붓글씨는 한번 붓이 지나가면 보완할 수 없고 획이 조금만 비뚤어져도 금방 표시가 나는 등 그림 그리기와는 차원이 다른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조태수 강사는 “회원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마음을 수양할 수 있도록 진심어린 지도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