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중앙시장 화재 현장 ‘참담’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르포] 대전 중앙시장 화재 현장 ‘참담’

  • 승인 2017-08-09 16:21
  • 신문게재 2017-08-10 9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연기 새어나오고 타는 냄새 퍼져

간판도 타 버려 무슨 점포인지 알 수 없어

천장까지 다 타버린 상점도




“세상에, 세상에, 무슨 일이래. 다 타버렸으니”

화재로 검게 탄 대전 동구 중앙시장의 점포들을 보면서 주변 상인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9일 오전 3시 53분께 대전시 동구 중앙시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소방본부에 들어왔다.

화재가 발생하면서 상인회에서 “불이 났다”는 연락을 상인들에게 급히 돌렸고, 이 전화를 받고 상인들은 빗속을 뚫고 새벽에 급히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불은 출동한 119 소방대원들에 의해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은 참혹했다.

입구 주변의 점포부터 공중화장실 옆 점포까지 13개 점포가 불에 타면서다.

오전 10시 화재 현장 근처에는 소방차 2대로 소방관들이 조금씩 남아있는 잔 열기를 정리하고 있었다. 진화된 지 6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천장에선 연기가 여전히 새어나왔다. 가까이 다가서자 매캐한 냄새가 났고 눈이 아파졌다.

외부에서 보이는 점포들은 불에 타다가 만 흔적이 역력했다. 주방 물품을 파는 점포였는지 냄비와 집기 등 타다 말았다. 또 모두 타버려 덩어리만 보이는 물체들도 상당했다. 2층은 먼저 다 타버렸는지 무너져 내린 듯 보였다.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화재 피해는 심각했다.

안쪽 점포들은 타지 않는 물건들만 빼고는 모두 타 재가 되어 있었다. 3~4점포는 간판조차 모두 타버려 어떤 점포였는지 알 수도 없었다.

가장 안쪽 공중화장실 옆에 있는 점포는 타다 남은 유리창과 수족관 어항 구조물을 보고 횟집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이 점포 앞쪽에는 천장에 붙어 있던 화재 감식기도 나뒹굴었다.

한 건물에 수 개의 점포들이 입점해 있는데다 건물들이 바짝 붙어 있어서 불이 쉽게 번진 것으로 보였다.

경찰의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어 안쪽 깊숙이 볼 수는 없었지만, 지붕이 모두 불에 타버려 천장이 뚫려 있는 건물도 목격됐다.

주변 상인들은 불에 탄 현장으로 보고 함께 답답한 마음을 토해냈다.

옆에서 순대를 파는 A씨는 “불에 탈 만한 것도 별로 없는데 이렇게 다 타버렸으니 장사를 어떻게 하느냐”며 “우리 집이 탄 것도 아닌데 마음이 더 짠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상인은 B씨는 “요즘 경기도 안 좋아 장사도 잘 안 되는데 불까지 났으니 한숨만 나온다”며 “이 불로 한동안 또 장사가 안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 날 화재가 발생하면서 소방당국은 소방공무원 80명, 의소대원 30명, 기타 15명 모두 125명을 투입했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10일 오전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과 재산 피해 현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구창민 기자 kcm26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