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우리가 사랑했던 책들(연도별 베스트셀러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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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우리가 사랑했던 책들(연도별 베스트셀러 1위)

  • 승인 2017-08-09 14:55
  • 신문게재 2017-08-11 9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32년간의 길었던 군사정권이 막을 내리고 6월 민주항쟁을 거쳐 문민정부가 시작된 격동의 1990년대. 개구리소년 실종, 서해페리호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IMF 경제위기 등 대형 사건사고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 시끄럽고 다사다난했던 그 시절, 우리 청춘들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을 울린 책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에 각 해당연도의 베스트셀러 1위들을 모아봤다. <자료제공=인터넷 교보문고>



<1990~94년>

90년대 초반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에세이들과 함께 ‘소설 목민심서’, ‘소설 토정비결’ 등이 남성 독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1990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김우중 지음/김영사)=세계를 무대로 현장을 누비며 굴지의 기업을 일으켜 세운 저자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들려주는 생생한 삶의 교훈과 인생철학. 세계는 넓고 가보지 않은 길이 있으니 아무도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며 이 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신념과 용기를 안겨준 베스트셀러로 출간 27년이 지난 지금도 경영의 지침서, 도전의 교과서로 읽히는 책이다.

▲1991년 ‘배꼽’(B.S. 오쇼 라지니쉬 지음/윤미디어)=인도 철학자 ‘오쇼 라즈니쉬’가 들려주는 탈무드 형식의 철학적 우화를 통해 일상적 삶을 주제로 그 속의 진리를 탐구하고 깨우침을 얻게 하는 촌철살인의 우화집. 명상과 깨달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통해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불가(佛家)의 선(禪)적 수행과 깨달음에 익숙했던 한국의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였던 인도 철학과 명상을 알리는 계기가 된 책이다.

▲1992년 ‘목민심서’(황인경 지음/북스타)=작가가 10년간의 자료 수집과 철저한 고증을 통해 집필한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 다산은 당시의 이상적 공론에 갇힌 학문을 배격하고 나라의 부강과 백성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천적 방법을 강구하며 철학·경학·문학·역학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 2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모진 고난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삶을 걸어 간 민족의 스승 ‘다산’을 책을 통해 만나보자.

▲1993년 ‘반갑다 논리야’(위기철 지음/사계절)=어려운 논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각각의 이야기를 분석해 논리의 개념을 하나씩 익혀 가도록 만든 책. 논리적 사고와 개념을 단순 암기식으로 설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야기를 통해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돼 있다. 논리 시리즈 중 첫 번째 책이다. 이어서 ‘논리야 놀자’, ‘고맙다 논리야’가 있다.

▲1994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김진명 지음/새움)=통일을 가로막는 자들과 민족의 의기를 지켜내려는 이들의 한판 승부가 그렸다.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핵을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한 박정희 대통령과 핵물리학자 이용후. 두 사람의 만남과 의문의 죽음을 흥미진진하게 밝혀낸 소설로 역사적 사실에서 찾아낸 소재와 작가적 안목을 바탕으로 역사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앞장서온 소설가 김진명의 저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1995~99년>

90년대 후반에는 ‘윈도우 95’출시로 인해 컴퓨터 관련서적이 한동안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으며, 불안하고 힘든 시기였던 IMF때에는 따뜻한 가족 사랑을 담은 소설이, 새로운 밀레니엄으로 넘어가는 99년에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책들이 사랑을 받았다. 특히 98년에는 감성적인 공감과 소소한 위로가 되는 에세이들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1995년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스티븐 코비 지음/김영사)=기존의 단순한 기교나 처세보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적극적인 자기계발을 통해 고난과 위기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성공의 방법을 보여준 책. 전 세계 40개국의 언어로 번역돼 판매됐으며 출간 수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전미 베스트셀러 최상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기업간부들이 읽기 시작했으나 이후 단시간에 학생·주부에게까지 열풍을 일으켰던 책이다.

▲1996년 ‘좀머 씨 이야기’(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열린책들)=텅 빈 배낭을 짊어지고, 길다랗고 이상하게 생긴 지팡이를 손에 쥐고 뭔가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묵묵히 걸어다니기만 하던 좀머 씨는 어린 소년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며 꿈속에까지 나타나 궁금증을 잔뜩 불어넣어 주는데…. 한 소년의 눈에 비친 이웃 사람 좀머 씨의 별나고 기이한 인생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나간 한 편의 동화와도 같은 소설이다.

▲1997년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 지음/인빅투스)=90년대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린 . 이 책에는 ‘크리스마스 아침’, ‘2달러 짜리 지폐’, ‘만일 내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등 미국의 카운셀러인 저자의 사랑과 아이들의 죽음에 대한 감동적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98년 ‘모순’(양귀자 지음/쓰다)=시장에서 내복을 팔고 있는 억척스런 어머니와 행방불명 상태로 떠돌다 가끔씩 귀가하는 아버지, 조폭의 보스가 인생의 꿈인 남동생을 가족으로 둔 안진진. 책은 스물다섯 살 미혼여성 안진진을 통해 모순으로 가득한 우리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작가 양귀자의 세 번째 장편소설로, 출간 한 달 만에 무서운 속도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출판계를 놀라게 한 ‘양귀자 소설의 힘’을 유감없이 보여준 소설이다.

▲1999년 ‘오체 불만족’(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창해)=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장애를 극복하고 밝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 저자는 자신의 신체가 지닌 장애를 ‘초개성적’이라고 이야기하며 장애와 행복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솔직하고 위트있게 그려낸 저자의 이야기는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자아내면서 세상의 소외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감동을 전하는 책이다.

현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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