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Adultboy' |
최근 SNS에서 남자화장실 곳곳에 눈동자 모양 스티커가 부착된 사진이 화제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스티커들은 20대 남성 미술가 ‘성인소년(예명)’이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일상에서 겪는 몰래카메라 범죄의 공포를 간접체험 시키고자 설치한 작품이었다. 스티커 부착 퍼포먼스는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 인근의 남자화장실에서 이뤄졌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관음과 ‘몰카’ 촬영 및 공유 등으로 인한 2차 범죄가 만연한 사회가 잘 반영됐다는 긍정적 의견과 직접 본 화장실 이용자들은 불쾌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Adultboy' |
성인소년은 페이스북 페이지 ‘Adultboy’를 통해 자신의 작품명을 <그거 그냥 스티커에요ㅋㅋ>라고 밝혔다. 이는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몰래카메라범죄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보인다. 일각은 스티커 부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불쾌함을 느낄 수 있지만 여성들은 공공화장실을 비롯해 대중교통, 관광지를 포함한 대부분의 일상에서 ‘몰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실상이기 때문이다.
성인소년은 페이스북에서 “일부 남성들은 화장실 몰카에 대한 공포에 공감하지 못하고 화장실에 난 구멍들은 그저 공사 흔적이라 말한다”며 “몰카가 실존하느냐 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공포가 일상생활에 실존하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지난해 5월 강남역 살인사건에 이어 지난달 5일 왁싱숍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두 사건 사이 1년여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페미니즘이 공론화됐고 그 필요성이 알려졌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일상 속에서 간음과 불법촬영, 데이트폭력, 심지어 살인에 의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성인소년은 ‘Adultboy’ 게시글을 통해 “여성인권이 실현되기 위해선 남성들의 참여도, 남성들과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도현 대학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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