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궂은 일 하시는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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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향만리] 궂은 일 하시는 분들

[김선호의 人香萬里]

  • 승인 2017-08-04 00:01
  • 김선호 한밭대 전 인문대학장김선호 한밭대 전 인문대학장
그러니까 보름 전 내 안해가 119 구급차에 실려 시내 모 병원에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게 되었다. 운동하던 중에 현기증과 더불어 뒤로 나 자빠져 허리를 크게 다쳤기 때문이었다 물론 뇌가 의심스러워 검진하였으나 다행이었다. 왼쪽 팔뚝에 금이 가고 팔목도 이상이 생기고 갈비뼈도 부러졌다. 내 반쪽이 그리 되었으니 내 마음은 구름 비였다.

남편이라고는 하나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이 걱정이 됐다. 간호사에게 물어 보았으나 돌아 온 대답은 할 수 없다는 냉소어린 거였다. 그럼 어찌해야 되느냐 재차 물으니 퉁명스럽게 간병인을 쓰면 된다 하였다. 그렇다 간병인을 쓰면 되는 거였다. 나는 그래도 먹고 사는데는 그리 지장을 받지 않으니 간병인을 쓰면 되고 또 말대로 간병인을 모셨다. 그러면 돌보아줄 환자 가족도 없고 돈도 없는 사람들은 어찌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건행정의 문제점이 여기서도 발견이 된 셈이다.

그러면 간호사는 무얼하는 분들인가 그 의무와 권리를 알고 싶었다. 그러나 차마 묻지는 못했다. 물론 스마트 폰을 검색하면 나올지는 모르겠으나 어쩐지 느낌으로는 문자 그대로 백의白衣의 천사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의사의 지시에 따르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관련 일을 하고 문진이나 하고 주사만 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망령이 들었다. 나이팅게일 선서의 거룩한 행위는. 아이구 이 웬 무지의 소치. 경향갖에서 모든 간호사 분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열심히들 피땀 흘려 일하고 있는데 웬 쓸 데 없는 소리.

내 안해를 간병하고 있는 분을 보니 남편보다 몇배는 낫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그 어디에서든지 환자와 환자 가족을 대신해서 궂은 일들을 하는 간병인 여러 분들게 이 자리를 빌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드린다.

병원 곳곳 더러운 곳을 깨끗하게 만드시느라고 구술 땀을 흐리고 있는 노구의 몸도 아끼지 않는 노인 어르신들, 아파트 빌딩 첫 계단 부터 상층 계단까지 반들반들 윤이 나게 만드시는 역시 노령의 어르신들께 삼가 고개 숙여 존경을 표해 드린다. 뿐인가 새벽 일찍 도로 구석구석 더럽혀진 것을 청소하는 아저씨. 아주머니 모든 사무실 의 궂은 일은 도맡아 깨끗하게 만드시는 노령의 어르신들, 지금 이시간에도 그 어디에선가 궂은일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 천직인 줄 알고 일하는 노령의 어른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경의를 표해야겠다. 님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사회 이 나라의 의인義人, 미화인. 존경과 사표로 칭송 받아 마땅한 해맑은 샘물이고 밝은 등불이고 깨끗한 인물이시라 당당하게 말씀 드릴 수 있으리다.

사실 화이트 칼라에 무더위에는 집에서 사업장, 다시 집에 들기 까지 더위와는 상관없는 별천지 시원함 속에서 지내는 이들. 강추위 때는 또 역시 그 추위와는 전혀 다른 세게에서 지내는 이른 바 금수저, 다이아몬드 수저의 족속들이 어떻게 보면 겉으로는 깨끗한 이들 같지만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왼갖 잡질은 다하고 갑질 노릇에 지들끼리만 통하는 명품 업소등을 이용하며 이 세상에서 누릴 것은 모두 누리며 국가에 봉사는 철저하게 외면하는 썩은 무리들이 더러운 존재들이다.

이 사회와 누리 나라가 바로 서고 잘 되려면 음지에서 다소곳이 맡은 바 궂은 일을 더럽게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깨끗하게 빛나게 하는 분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돼야 한다. 보수도 이 분들이 섭섭하지 않게 드리고 많은 배려와 관심을 가질 때에 우리 사는 누리는 빙그레 웃느 얼굴 훈훈한 마음으로 정겹게 살아가는 진정한 파라다이스, 으뜸 한국으로 자리매김이 되지 않겠는가.

거듭 궂은 일을 깨끗하게 만드는 모든 노령 어른 분께 존경과 사의를 표해 드린다.

김선호 한밭대 전 인문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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