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인 대덕대 총장 |
아울러, 대학구성원들이 신임 총장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확인했다. 이사장께서 총장선임 기준을 만들기 위해 교직원들이 바라는 총장상을 질문한 결과, 대학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교육적 능력이 출중한 인물을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취임 후 들어보니, 너무나도 소박하고 당연한 인간적인 기대였다. 교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는 총장, 내홍으로 깊어진 교직원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총장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교직원들이 신임 총장에게 간절하게 기대하는 키워드는 소통과 화합, 원칙과 기준에 근거한 대학경영으로 이해됐다. 대학에서 근무해본 경험은 없지만, 33년 공직생활 하는 가운데 소중하게 생각했던 가치와 생활자세만으로도 충분히 해결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취임식장에서, 가장 먼저 우리 구성원들의 철학과 가치관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세 가지 경영철학을 제시했다. 첫째, ‘Client First’이다. 학생을 최고로 섬기는 대학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교수가 있고, 학생들의 학업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교직원이 있는 것이다. 학생을 위해서 최적의, 최상의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최고의 우선순위를 두자고 했다. 둘째, ‘Change’이다. 우리가 혁신을 선도하자고 주창했다. 교육과 사회환경 변화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교육역량을 혁신하고, 교육프로그램에 반영하여 성과를 내는 데 심혈을 기울이자고 강조했다. 대학발전을 위한 대안이라면 개인, 또는 내가 속한 학과나 부서의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우선적으로 협조하는 대승적 자세를 당부했다. 셋째, ‘Competitiveness’이다. 대학 구성원들이 각자의 잠재능력을 최대한 개발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요구했다. 내가 대덕대 학생이라는 자부심, 내가 대덕대 교직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려면, 구성원 각자의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대덕인이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러한 연대의식은 동료를 존중하고 배려할 때, 내가 먼저 양보하고 내 이익을 희생할 때 가능해진다고 역설했다.
다음으로, 대학 교직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부임 후 첫 3개월 동안 교수들과 직원들은 물론 운전기사, 파견직 청소 근로자등 비정규직원들까지 모두 만나서 의견과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어느 조직이나 구성원간의 신뢰관계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직원들의 건의로 출퇴근을 관리하는 지문인식기를 없앴다. 교수들의 방학 중 연가 사용제도도 폐지하고 방학시간의 활용은 전적으로 교수들 자율에 맡겼다. 교직원들을 신뢰하고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교육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확신하기에 취할 수 있는 조치다. 내부 갈등이 조금씩 완화되고, 교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주니 조금씩 성과가 나타났다. 유보된 대학기관평가 인증을 다시 받았고, 정부재정지원사업인 LINC+ 사업에 선정되면서 교직원들의 자신감은 대폭 상승했다.
대학 CEO 1년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 사람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시간이었다. 대학문제, 교육문제, 국가문제도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상대방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진실과 아픔에 공감할 때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대학구성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참여를 당부한다. 지역주민들께도 우리 대학에 보내주신 많은 관심과 애정에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
김상인 대덕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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