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항 18개월을 맞은 '충남닥터헬기'가 400번째 중증 응급환자를 단국대 외상센터로 후송하고 있다.<충남도제공> |
의료진 동승 출동과 함께 응급처치 생존율 높여
#1. 자신의 근무지에서 지난달 25일 어지럼증으로 쓰러진 A씨(61). 서산의료원을 찾았지만,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뇌출혈로 전문의료진과 장비가 필요했다. 닥터헬기로 50분 만에 천안 단국대병원 권역 외상센터로 후송된 A씨는 고비를 넘겼고 중환자실서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2. 집안일을 하다 지난 29일 갑작스레 가슴 통증을 느낀 가정주부 B씨(31). 홍성의료원을 찾았지만, 심근경색이 우려되자 응급처치에 나선 의료진의 요청으로 닥터헬기를 이용해 40분 만에 단국대 병원으로 옮긴 B씨는 수술 없이 혈관 조형 시술로 고비를 넘겨 입원 4일 만에 건강을 찾아 퇴원했다.
충남 닥터헬기가 도입 1년 6개월 만에 400명의 중증 응급환자를 수송해 83%의 생존율을 보여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중증 응급환자란 심각한 질환과 상처를 입은 외상, 심혈관, 뇌혈관 환자다. 이들에게 골든타임은 중증 외상 1시간, 중증 심혈관 2시간, 중증 내혈관 3시간이다. 이 시간 이내 최종의료기관에 도착해야 하는데 닥터헬기 도입으로 중증 응급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2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도입된 닥터헬기가 출범 1년6개월 만에 중증 응급환자 400명을 긴급후송해 83%인 323명의 귀중한 생명을 구했다. 과다출혈과 호흡부전 등 심각한 질환으로 숨진 경우는 68명이었다. 9명은 중환자로 치료 중이다.
닥터헬기 출동지역은 서산이 217건(54.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홍성 64명(16%), 태안(10.3%), 당진(8.3%), 보령(7%) 등 응급의료취약지역이 많은 서부권이 활발히 이용됐다.
이송환자는 심장질환이 84명(21%)으로 가장 많았고 머리부상 64명(16%), 뇌혈관질환 58명(14.5%), 외과적 외상, 폐질환 등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282명(70.5%)으로 여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는 70대가 96명(24%)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84명(21%), 50대 68명(17%), 80대 52명(13%)이 뒤를 이었다. 90세 이상은 10명, 29세 이하도 16명이나 후송됐다.
60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외상(91명)보다는 질병(151명)으로 후송된 경우가 더 많았고, 39세 이하 청년층에서는 교통사고와 추락 등 외상(27명)환자가 질병(12명)보다 많았다.
닥터헬기로 이송된 환자들이 중증임에도 생존율이 83%에 이른 것은 이송시간을 크게 줄여 신속한 응급처치가 뒷받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충남닥터헬기는 기내에 최신응급의료장비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간호사 등 의료진 함께 출동해 후송과 동시에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첨단시스템으로 생존율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천안 단국대병원에 권역 응급의료센터와 외상센터, 착륙장을 갖춰 운영 중이다. 한때 취객 난동으로 일부 부품이 손상되기도 했지만, 발 빠른 대응으로 순조로운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
충남도 고일환 복지보건국장은 “닥터헬기가 중증 응급환자를 인계받는 ‘인계점’을 연말까지 도내 126곳으로 늘리고 있다”며 “지역 의료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중증 응급환자 소생률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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