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쌈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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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기의 행복찾기] 쌈 마이웨이

  • 승인 2017-07-28 00:01
  •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모 방송국의 월, 화 드라마 "쌈 마이웨이"가 끝이 난지 벌써 몇 주가 지나갔읍니다.

워낙 드라마에 열광하고 거의 모든 드라마를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가급적 챙겨보고 있지만, 이 드라마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고, 그 여운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흔히 말하는 마이너 인생을 살면서도 마이 웨이를 가려고 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주연 여배우 역시 작년에 인기를 모았던 "태양의 후예"에서 빛나는 조연으로 출연하여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성장한 것이라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번 드라마를 통해 주만과 설희라는 또 다른 조연이 빛이 났던 것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챙겨 보았지만, 이 드라마의 제목에 붙어 있는 "쌈"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드라마가 종영된 지금도 이 "쌈"의 의미를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주인공이 격투기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은 격투기를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해서 "쌈"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이 웨이를 가기 위해 열심히 싸우자는 의미의 "쌈"인 것 같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쌈"이 싸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쌈"을 싸움으로만 받아들이기에는 제목의 뒤에 붙어 있는 "마이 웨이"가 다소 빛을 잃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가 어떤 이유에서 이렇게 "쌈 마이 웨이"로 드라마의 제목을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제목을 들으면서 "쌈"의 의미를 처음에는 "쌈싸 먹다.", "쌈싸 먹는 것"으로 먼저 이해했습니다.

우리가 먹는 것 중에서 특히 한국인이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쌈을 싸 먹는 것"입니다.

고기를 먹을 때도, 회를 먹을 때도, 그리고 때로는 그냥 밥을 야채와 함께 된장을 넣어 쌈으로 먹는 것이 쌈의 별미입니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는 쌈은 음식 본연의 맛을 잃어 버리게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그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고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고기를 먹을 때도, 회를 먹을 때도 처음부터 아채에 쌈을 싸서 먹지 않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고기나 회를 먹고 나서 다소 지루하거나 느끼해 졌을 때, 그 때 쌈을 싸 먹으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고기는 고기대로, 회는 회대로 마이웨이를 해야 고기와 회와 야채의 맛을 나름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쌈"이 싸움의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 싸움은 다툼의 정도가 아니라 갈등과 투쟁과 반목 등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사는 거의 모든 방식이 나름대로의 '싸움'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렇고, 어떤 목표나 목적의 달성에도 '싸움'의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오롯이 '싸움'을 자기 자신의 방식이나 주장으로 '마이 웨이'를 간다면 그 싸움에서 이기거나 극복하는 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이 웨이가 잘못 받아들여지거나 오해하면 '타협을 모르는', '오로지 자신만을 생각하는' 소위 '독종'으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물론 자기 자신의 마이 웨이를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자존감을 세우고 자기의 책임하에서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때로는 "쌈"을 통해 쌈을 싸는 내용물과는 또 다른 새로운 맛을 만들수도 있고, 그것을 통해 마이 웨이에 대한 반성과 성찰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마이 웨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마이 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입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박광기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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