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가는 한국 작가 최초로 이탈리아의 대표적 문학상인 ‘프레미오 셀레치오네 반카렐라상’을 받았다. 이 문학상은 독자들이 함께 선정하며 최다득표 5개 작품 중 ‘별을 스치는 바람’을 제외한 나머지 4 작품은 모두 이탈리아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한국형 ‘팩션’(팩트와 픽션의 합성어)의 대표 주자이자 감성적 문체로 사랑받는 이 작가의 작품들을 알아봤다.
▲ 사진=은행나무 제공 |
이탈리아를 울린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 <별을 스치는 바람>
<별을 스치는 바람>은 윤동주 시인에 관한 장편소설로 이번 문학상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윤동주가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운명하기 전 몇 개월간의 이야기로 윤동주의 수감생활이 잘 알려지지 않은 만큼 주목을 받았다. 윤동주의 아름다운 작품들과 안타깝게 성품을 비롯해 일제시절 독립 운동가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이 작가만의 유려한 문체로 풀어낸 작품이다. ‘괴로움은 인간을 죽이지 못하지만 절망은 인간을 죽이는 흉기죠. 희망을 간직한 사람들은 살아왔고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죽었어요’와 같은 작품 속 문장들이 독자로 하여금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돌아보게 한다.
▲ 사진=밀리언하우스 제공 |
훈민정음에서 추리소설을 보다, <뿌리 깊은 나무>
<뿌리 깊은 나무>는 동명의 SBS 드라마로 방영돼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이 작가의 대표적 역사 팩션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세종 시대를 배경으로 집현전 학자들의 연쇄살인과 비밀 프로젝트가 주요 내용이다. 역사적 사실과 이 작가의 상상력이 흥미롭게 결합된 작품이다. 출판사 은행나무에 의하면 이 작가는 작품을 구상 후 10년 이상 1백여 점의 관련 서적과 논문 등 자료를 수집하고 30번이 넘는 퇴고 끝에 소설을 완성했다.
▲ 사진=은행나무 제공 |
1980년대는 우리 시대의 거울, <선한 이웃>
<선한 이웃(은행나무)>은 이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으로 ‘인간답지 못한 시대, 영웅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작가가 4년 만에 선보인 작품으로 운동권 통제를 위해 투입됐던 정보 공작원 김기준을 통해 1980년대를 그렸다. 인간의 권리가 억압당하고 생존을 위해 악의 권력에 합세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이야기로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다른 작품들처럼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하지만 오늘날과도 이어지는 작가의 사회의식이 잘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국문학계에서 마니아 독자층이 두터웠던 이 작가의 작품들이 프레미오 셀레치오네 반카렐라 수상으로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힐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역사와 문학적 감성이 더 넓은 곳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박도현 대학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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