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연인처럼…알고보니 ‘로맨스 스캠’

  • 사회/교육
  • 사건/사고

SNS서 연인처럼…알고보니 ‘로맨스 스캠’

  • 승인 2017-07-26 15:43
  • 신문게재 2017-07-27 9면
  • 구창민 기자구창민 기자
대전경찰, 나이지리아 국적 2명 검거

“낯선 외국인 친구신청, 금품요구 거절해야”

미 FBI서 주의할 정도로 성행…주의 필요


김모씨는 지난 4월 페이스 북에서 미국인 여성의 친구 신청을 수락하자 문자가 왔다. 여성은 본인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30대 군인으로 소개했다.



여성은 자신의 신분증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파병 생활하는 모습을 보내왔다. 김씨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었지만 여성과 수 주간 페이스북 메신저나 이메일 등으로 주고 받았다.

친분이 쌓이자 여성은 “전리품으로 얻은 거액의 달러를 보낼테니 한국에서 보관해 달라”며 부탁을 해왔다. 김씨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를 허락했다.



한 남성이 “돈을 가지고 외교행낭으로 들어오던 중 통관에 문제가 생겼다”며 김씨에게 급히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해 왔다.

김씨는 사전에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터라 의심 없이 돈을 보내줬다. 하지만, 남성은 세금과 보관료 등의 명목으로 돈을 더 요구했다.

김씨는 모두 4차례, 4300만원을 보낸 후에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외국인 이성을 가장해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인 이른바 ‘로맨스 스캠’으로 밝혀졌다.

‘로맨스 스캠’은 미국에서는 연방수사국(FBI)이 경고할 정도로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42)씨 등 나이지리아 국적 2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1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페이스북 등 SNS에서 남성 또는 여성들에게 접근, 마치 사귀는 사이처럼 친밀감을 쌓은 뒤 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41명으로부터 6억 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했고, 1인당 적게는 200만원부터 최고 1억 300만원까지 피해를 입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에 있는 A씨 일당은 페이스북 프로필에 도용한 사진을 올려놓고, 여성 또는 남성들에게 친구신청을 하거나 쪽지를 보내 접근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시리아에 파병된 미군이라거나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자산가로 소개했다.

이렇게 2주 넘게 마치 연인 사이처럼 자주 연락하고, 심지어 결혼 약속까지 해 신뢰를 쌓다 본색을 드러냈다.

A씨 일당이 피해자들에게 보내준 셀카나 물품 배송사진은 대부분 ‘가짜’였다. 해외에 있는 조직원들은 국내에 있는 A씨 등에게 지시를 내려 세관원이나 배송업체 직원이라며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피해자들은 SNS서 만난 연인을 실제 본 적은 없었지만, 이미 친밀한 사이로 믿어 돈을 보냈다.

경찰은 “SNS로 낯선 외국인이 친구 요청을 하는 경우 일단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SNS 상에 너무 많은 개인정보를 노출하면 쉽게 범행 대상이 될 수 있고, 돈이나 물품 배송 등을 이유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