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은주 대전복지재단 동복지지원단장 |
이쯤 되니, 생각이 ‘소통’이라는 단어에서 떠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대전복지재단은 민간복지와 공공복지를 잇는 소통의 창구이기 때문이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힘이 없이 잘 통하는 것,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이다. 참 어려운 미션이다. 통하는 것은 둘 째 치고 오해나 상처로 얼룩지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개인적으로나 조직의 관계 속에서, 복지생태계간 소통이 잘 되고 있나 생각해 보면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어렵지 않게 불통의 경험이 떠오르고, 또 누군가와는 불통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생각할수록 소통이 어렵게 느껴지고 막막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범위를 좁혀서 같은 목적을 가진 관계 속에서 소통을 생각해 보니 함께 하려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열매 맺는 게 보인다.
조직차원에서 이뤄지는 복지생태계의 민관협력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면 우리는 복지 패러다임이 전환됨에 따라 민관협력 활성화를 위해 관련된 기관과 주체들이 함께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과정 가운데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성을 얘기하고 우리의 상황을 서로 이해하고 역할에 대한 수용정도를 인식하고 확인하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소통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공감대와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어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해놓고 의례적으로 하는 의견수렴이 아닌 토론과 협의를 통해 사업 하나 하나가 만들어지고 추진되고 있다.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마을공동체를 추동할 ‘민관협력 전문 슈퍼바이저’와 공동사례관리를 위한 ‘통합사례관리 슈퍼바이저’가 양성될 수 있도록 대전 복지 현장은 연일 모임에 공부가 한창이다. 기획 단계부터 전문가 양성이 필요함을 공감하고 사업명칭, 자격부여, 교육과정, 교육진행 등 모든 것을 토론과 협의로 결정하고 있다.
지역 복지생태계의 지각변동은 소통의 장을 통해 일어나는 것으로, 이것은 분명 좋은 변화이고 바람이다. 아직은 어떤 열매로 결실이 맺어진 것은 아니지만 서로에게 의지해 한 발씩 내딛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고, 주민의 삶 속에 어우러지는 우리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이런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생각나는 시가 있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결국 그 벽을 넘는다.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 중에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