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선수들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이번 주 갈 길 바쁜 롯데·LG와 맞대결…프로정신 필요한 때
한화 이글스가 후반기 들어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어느덧 순위도 9위까지 내려왔다. 올 시즌 현재 36승1무54패로 5위 SK와도 무려 11.5경기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가을 야구 진출이 멀어졌다. 한화는 이제 방향 설정을 다시 해야 할 상황이다.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한화의 추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인재다. 한화는 시즌 중 김성근 전 감독과 이별을 선택했다. 지난 2년간의 성적 책임을 물어 중도 경질할 수도 있었지만, 한화는 3년 계약 기간을 지키고자 김 전 감독에게 재신임을 보냈다. 하지만, 감독의 권한 축소에 따른 김 전 감독의 불만이 폭발했고, 지난 시즌 후 영입한 박종훈 단장과 끊임없는 마찰을 빚었다. 결국, 한화는 김 전 감독을 시즌 중 교체하고 말았다. 비시즌 동안 올 시즌을 준비해 온 계획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여기에 한화는 또 하나의 잘못된 선택은 바로 감독대행 체제다. 갑작스러운 김 전 감독의 퇴진으로 감독 인력풀을 찾기가 어려운 사정도 있지만,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힘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사실상 올 시즌을 포기한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많았다.
김 전 감독 퇴진 후 달라진 팀 분위기도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지 못했다. 이상군 감독대행이 선수들을 다독이며 끌고가고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 베테랑 선수들과 FA(자유계약)로 영입한 선수들의 입지도 흔들렸다. 선수 육성을 명분으로 젊은 선수들이 하나둘씩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초반 젊은 선수들은 의욕적인 모습과 전력분석이 되지 않아 반짝 활약을 펼쳤지만, 이내 사그라졌다. 기본 스탯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베테랑 선수들은 부상으로 시름했다. 지난 2년간의 강도 높은 훈련에 따른 부작용 때문인지, 갑작스러운 훈련 스타일의 변화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전력 이탈이 줄을 이었다.
특히 기본기 부족과 경기 집중력 저하가 여실이 나타났다. 패배 의식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한화는 남은 시즌동안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10년 연속 부진한 성적에 팬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다. 당장의 기대보다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줘야 한다.
선수단에 대한 강한 메시지 전달도 필요해 보인다. 프로선수라면 당연히 최상의 경기력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 선수 육성도 이기는 경기에서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쉽게 주전이 된다는 의식을 심어주면 안된다.
한화는 25~27일까지 부산 사직에서 롯데와, 28~30일까지 대전에서 LG와 각 3연전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기 위해 발길이 바쁘다. 롯데는 지난주 외국인 투수 린드블럼을 데려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LG도 역시 제임스 로니를 영입했다. 빠르면 한화와의 경기 출전이 유력하다.
상대팀의 상황보다도 한화는 자신들부터 돌아보는 게 시급하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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