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당정협의 예정, 與 “조세정의 구현, 명예과세”
野 “세금폭탄, 공론화해야” 정치권 뇌관 떠올라
문재인 정부가 증세추진과 관련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초고소득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세·소득세뿐만 아니라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제도까지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야권은 공론화 없는 증세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어 증세 문제가 여야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7일 당정협의를 열고 세제개편 방안과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당정은 법인세·소득세를 포함한 20여 개 항목에 대한 논의가 진행하고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날 조정을 마친 뒤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며 추가논의가 필요하다면 한 차례 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부자 증세’를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는 조세 정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법인세율을 높이고 소득세율도 올리는 방안을 제가 제시했는데,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스스로 명예 지키고 사회적 책임 지키는 ‘명예과세’라고 부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법인세율이 35%인 미국, 33.4%인 프랑스, 33%인 벨기에보다 10%p이상 낮고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호주, 멕시코, 네덜란드, 이탈리아와 비교해도 낮다. 실효세율 부담은 더 낮다”며 “5억원 이상 버는 초고소득자는 전체 국민의 0.08%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발끈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인세·소득세 인상 등 여권의 증세 시도와 관련, ‘가공할 세금 폭탄’이라며”“이 정책이 현재는 초고소득자에 한정되지만 앞으로 어디까지 연장될지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허수아비 총리와 장관을 들러리로 세워놓고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중요 정책을 원맨쇼 하듯 밀어붙이고 있다”며 “정기국회에서 무대책 포퓰리즘 정책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상대책회의에서 “대통령 지지도가 높으면 국민은 세금도 더 내야 하나”라며 “증세 논의와 관련해 정부는 반드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를 거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에 투자해라, 고용 증대해라 요구하며 세금까지 더 내라고 하면 외려 기업을 위축시키고 경제를 악순환에 빠뜨리고, 저성장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을까 매우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은 공무원 증원과 관련해 필요재원 조달 방법으로 증세를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증세 카드를 꺼낸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역시 “규모가 3조∼4조원에 불과하고, 세목과 대상자도 극히 일부로 제한하고 있어 ‘부실증세’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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