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전 실현될 경우 변수 작용 가능성 대두
지역 정치권이 ‘진보진영 대통합’ 실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통합에 따른 새로운 진보정치세력의 등장이 내년 지방선거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창당을 준비 중인 새민중정당(가칭)이 진보 통합을 기치로 내걸면서 진보 진영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민중정당은 이번 달 초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준비위 발족식을 가졌다. 창당 발기인으론 통합진보당 출신 김종훈·윤종오 의원과 민중의꿈, 한국진보연대, 노동추진위원회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창준위는 ‘진보정치세력 대통합’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창당 과정에서 정의당과 민중연합당, 노동당 등 기존 진보정당에 통합을 제안할 방침이다. 공식 창당은 오는 9~10월이 목표다.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지역에서도 시당 창당에 탄력이 붙고 있다.
최근 발기인대회를 연 새민중정당 대전 창준위는 공격적인 당원 모집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김창근 전 통합진보당 대전 시당위원장이 창준위원장으로 창당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또 다른 진보 정당의 출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6·13 지방선거 경쟁 구도가 재편될 수 있어서다. 새민중정당은 지방선거는 물론 이후 총선에도 후보를 낼 계획이다.
이들이 기치로 내건 진보대통합 성사 여부도 선거판을 흔들 지각 변동 요인으로 꼽힌다. 흩어진 진보 세력이 하나로 뭉칠 경우 적잖은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당장의 통합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보 세력 한 축인 정의당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다. 이정미 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 당 차원에서 특정 정당과의 통합 논의는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지역 진보진영에서도 통합·연대보단 ‘자강’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새 지도부 출범 후 당력을 지방선거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지방의회 진출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고, 기초단체장 후보 발굴에도 나선 상황이다. 노동당 대전시당도 지역 현안인 원자력 안전 문제에 목소리를 내며 존재감 부각에 나서고 있다.
다만 거대 진보정당의 탄생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아지면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 진보진영 인사는 “각 세력마다 계열이 분리돼 새민중정당이 내세운 진보대통합이 쉽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 또는 연대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대통합은 아니더라도 소통합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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