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하다보면 누군가에게 묻고 싶고, 위로받고 싶어진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육아(育兒)이면서 자신을 키우는 육아(育我)이라고도 하지 않던가. 네이버 파워블로거 육아빠로 활동하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정우열 원장의 ‘균형육아‘는 그런 엄마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책이다. 네이버 블로그 조회수만 300만건이 넘는 인기 칼럼 중 반응이 좋은 칼럼을 추려 구성했다. 칼럼을 읽은 엄마들은 댓글이나 메일을 통해 정우열 원장의 글처럼 누군가 힘든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정우열 원장은 엄마들이 육아하면서 느끼는 여러 복잡한 감정과 엄마들의 마음 고민을 하나씩 주제로 정해 대화하듯 천천히 위로해준다. 좋은 엄마여야 한다는 생각과 엄마답고 며느리답고 딸다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든 마음을 정신건강의학적인 측면과 육아하는 양육자의 입장에서 쉬운 글로 전달해준다. 더불어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남편도 알아야 할 육아감정’을 실어 결국 아이와 엄마 사이, 엄마와 아빠 사이 균형 육아가 이뤄지도록 돕는다.
정 원장은 균형 육아가 필요한 불편한 감정 신호를 총 4챕터로 나눠 소개한다.
예를 들어, 아이를 잘 돌보고 있는데도 좋은 엄마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면, 아이 키우는 일이 너무 힘들어 생긴 죄책감이다. 이럴 때는 먹고 자는 패턴이 무너진 경우가 많아 엄마들은 우선 먹고 자는 것부터 원래대로 회복해야 하고, 또 아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버럭 하거나 또 지나치게 미안해한다면 아이와 잠시라도 분리되라는 신호로 여겨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다른 사람을 비난하게 되고 의심이 많아진다면 아이를 키우며 하지 못했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또 완벽해지고 싶고 부지런해야 할 것 같고 조급한 감정에 사로잡힐 때는 아이 키우는 일이 많이 불안하다는 신호이므로, 아이 키우는 일에 올인하지 말고 한 박자 쉬어가도 된다는 신호로 여기라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좋은 엄마, 좋은 며느리, 좋은 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힘들다면, 사회적으로 만든 가면을 가끔은 벗어던져도 된다는 신호라며, 매일 좋은 엄마가 아니어도 괜찮다고 위로한다.
책은 엄마를 불편하게 하는 감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게 하고 엄마와 아이의 삶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안내한다. 아이를 돌보는 만큼 자신을 돌보고,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엄마인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결국 아이를 더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을 조근조근 알려주는 책이다.
정우열 (지은이) | 팬덤북스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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