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첫 주 한화이글스는 주중 3연전과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하며 6연패를 하였고 순위도 9위로 떨어졌다.
가을야구를 바라보며 야심차게 시작한 시즌 초반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다. 물론 현재 한화이글스는 두 외국인 선발투수 비야누에바와 오간도가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이고, 이성열과 하주석 등 주전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투타 모두 완전한 모습이 아니어서 이들의 빈 자리를 유망주들이 메꾸고 있다. 게다가 한화이글스는 지금 누가 보기에도 몇 년 동안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팀 리빌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주전선수들의 부상이 있고, 팀 리빌딩 중이라 하더라도 선수들에게서 좀처럼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수비에서의 실수가 결국 대량 실점으로 이어진다거나 거의 다 잡은 경기를 역전패 하는 모습에서 근성과 절박함을 느낄 수 없었다.
지난 토요일 두산과의 경기를 보기 위해 잠실 종합운동장을 방문했다. 이날은 한화이글스 서포터즈들이 모두 모여 단체로 응원을 하는 날이었다.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화이글스 팬들로 3루가 가득 찼다.
그러나 이 날 한화이글스는 초반부터 홈런을 맞는 등 대량 실점을 하다가 7회 초에 정경운의 적시타로 겨우 1점을 내는 데 그쳤고 경기는 17대1 한화의 대패로 끝이 났다.
14대 0으로 지고 있던 7회 초 한화가 1점을 득점하자 대전, 천안, 청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한화이글스 서포터즈들과 한화를 응원하는 관중들은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한화이글스 응원가를 부르면서 선수들을 응원했다.
팬들은 그 순간이 정말로 행복해서 응원가를 불렀다기보다는 아마도 앞으로라도 실망스럽지 않은 모습,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선수들을 격려했을 것이다.
이날 한화 팬들은 17대1로 패하는 경기를 비를 맞으며 보면서도 경기가 끝날 때까지 끝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후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는 선수들에게 응원가를 불러주고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무기력하게 계속 패하기만 하는 매력 없는 경기를 보러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없을 것이다. 매 경기를 모두 이길 수 없다는 것은 팬들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다만 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 불꽃한화 투혼이글스의 정신을 보여주는 경기를 할 때에만 팬들도 계속해서 한화이글스를 향한 사랑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크기에 실망도 컸던 지난주였지만 한화이글스는 분명 훨씬 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글스가 다시 비상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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