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해피아워… 도로까지 점령한 반값 할인의 덫

  • 경제/과학
  • 유통/쇼핑

스타벅스 해피아워… 도로까지 점령한 반값 할인의 덫

  • 승인 2017-07-23 11:43
  • 신문게재 2017-07-24 6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 22일 도안 스타벅스 커피숍 앞 도로의 모습.
▲ 22일 도안 스타벅스 커피숍 앞 도로의 모습.


3일 내내 밀려드는 인파에 도로까지 몸살

스타벅스 매장 테이블 폐쇄했지만 대기손님에 북적

할인 이벤트에 몰려드는 소비자들, 경제시장의 이면 씁쓸






22일 대전 유성구 도안동의 도로. 오른쪽 차선에 일렬로 길게 늘어선 자동차가 경광봉을 든 한 사람의 지휘에 맞춰 차례차례 건물안으로 들어간다. 본래 주행도로지만 오른쪽으로 꺾어 건물로 들어가는 차량으로 인해 거리는 마치 거대한 주차장처럼 변했다.

일반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클락션을 울리며 도로를 막은 차량에 불쾌감을 전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차들은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어져만 갔다. 이 자동차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안녕하십니까, 스타벅스입니다. 어떤 음료를 주문하시겠습니까?”

차들의 행선지는 스타벅스 커피숍이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전국에서 ‘해피아워’ 행사를 진행했다.

해피아워는 오후 3~5시 제조음료를 반값에 할인해주는 이벤트로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반값 음료를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스타벅스 18주년을 기념하는 해피아워는 소비자들에게 반값 할인이라는 큰 이벤트를 제공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에게는 불쾌감을 안겨주는 이벤트로 낙인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중복이었던 22일 해피아워 마지막 날 도안동의 도로는 한바탕 전쟁이었다. 드라이브 스루에 진입하려는 차들로 도로는 차들로 빼곡했고, 인도와 자전거도로마저 밀려드는 차량 행렬에 걷기조차 어려웠다.

지역 주민은 “커피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3일 내내 이런 모습인지 모르겠다. 커피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었다지만 이렇게 도로까지 막아서야 되겠느냐”며 사고 위험성에 대해 우려했다.

실제 드라이브 스루 이용자들은 오른쪽 차선을 모두 막아서 나머지 차선이 정체되며 혼잡했고 줄지어 선 차량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는 운전자들도 있었다.

스타벅스 매장 안도 혼잡스러움 그 자체였다.

매장에서는 밀려드는 주문에 맞춰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고, 손님들은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장시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는 “사이렌오더(스타벅스 어플로 주문하기)가 안돼서 음료를 주문하려면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다. 대전은 대기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지만, 다른 지역의 친구는 2시간까지도 기다렸다”며 해피아워의 전국적인 인기를 실감 나게 전했다.

음료를 받은 소비자는 “반값이라 저렴해서 좋지만, 음료 하나를 사려고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이 상황이 나조차도 아이러니 하다”고 말했다.

유통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이제 하나의 문화가 됐다. 문화를 공유하고 즐기는 세대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렇게 할인 이벤트에 몰려드는 시민들을 보니 그만큼 각박하고 어려운 경제시장의 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