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시대] 우리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행복시대] 우리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해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 승인 2017-07-19 15:04
  • 신문게재 2017-07-20 22면
  • 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
▲ 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표)
▲ 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표)
장애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그 자체를 경험하고 장애를 짊어지고 생활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이다. 장애라는 것은 매우 실존적이고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에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우리의 삶 속에 아주 절실하고도 강력하게 각인되는 경험의 실체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아직도 자선적, 시혜적 차원에 고정되어 장애인당사자의 의사와 의견을 살피고 존중하기보다는 공급자 중심, 또는 소위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한다는 사업형 전문가집단의 의사를 더 존중하였기 때문에 장애 당사자는 오직 자선의 대상이나 시혜적 대상으로만 남게 되었다. 또 장애인정책이나 사업에서 장애당사자의 의사가 무시되거나 제외됨으로써 장애인 당사자의 불만지수나 고통지수가 높아졌고, 비장애인과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최근 장애인복지가 ‘재활’ 관점에서 ‘자립생활’(Independent Living, IL) 관점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재활’ 관점은 장애인을 ‘환자’로 보는 ‘생물·의학적 모델’로서, 손상을 치료하고 회복시켜 사회적으로 최대한 비장애인에 가깝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반면 ‘자립생활’ 관점에서는, 장애는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애 자체를 사회가 인정하고 장애를 둘러싼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고, 장애인에게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새로이 정비함으로써 장애를 극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 이의 보완적인 수단으로 재활 서비스가 포함된다. 따라서 ‘자립생활’ 관점에서 장애인은 자신의 생활과 삶 전반을 타인이나 사회에 의존해서 사는 존재이기보다는 자기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가지고 사회서비스를 선택하는 소비자로의 역할이 강조된다.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대전시장애인콜센터’가 이용대상과 서비스범위를 확대하여 2018년 1월 1일부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로 새롭게 출범한다. 운영주체를 놓고 공공기관이냐, 민간단체에 위탁하느냐를 두고 의견이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공공기관 운영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된 주장은 고용안정과 임금인상이라고 한다. 장애인 콜택시의 서비스를 개선하고 향상시켜 이용자를 위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를 만들기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의 복리후생에 더 가치를 두고 있는 것 같다. 내년부터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를 공공단체가 운영할 경우 현재보다 약30%정도의 예산을 더 지원해야 한다고 한다. 이는 서비스의 개선과 향상을 위한 사업비가 아니고 거의 인건비 상승을 의미하는 것이다. 물론 종사자의 처우 개선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세금은 최대한 아껴서 사용해야 한다.

민간단체가 운영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대부분의 장애인단체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장애는 우리의 삶 속에 아주 절실하고도 강력하게 각인되는 경험의 실체이다. 장애인의 문제는 장애 당사자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생활 전반에 있어 선택권과 자기결정권은 장애인이 보장받아야 할 기본 인권의 하나다. 또 장애인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유형과 생활능력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율성 보장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공공기관이 운영주체가 될 경우 상대적으로 자율성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장애인에 관련된 문제와 사업은 장애인 당사자가 운영주체가 되었을 때 교통약자에 의한, 교통약자를 위한‘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로 확실히 자리매김 할 것이다. 운영주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운영하는 사람들이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

박태규(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장·대전장애인콜센터 대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