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칼럼]청년들의 경제적 책임의식 키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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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칼럼]청년들의 경제적 책임의식 키워줘야

  • 승인 2017-07-19 14:21
  • 신문게재 2017-07-20 22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을이 오면 국내 기업들의 정규채용이 시작될 것이다. 수출이 잘 되고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다고 하니 대학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총장으로서 기업들의 하반기 직원 채용인원이 대폭 늘어나길 기대해본다. 대학 4년 동안 많은 등록금을 내고 또 힘들게 공부하고 나서 취업이 안 되는 졸업생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런 자식을 바라봐야만 하는 부모의 마음은 또 오죽 답답하겠는가?

학생들에게 취업의 중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대학의 책무란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이 따져보게 된다. 과거에야 교양을 갖춘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것이 대학의 중요한 책무였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할 것 같다. 왜냐하면, 대학과 이해관계가 있는 기업들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응용능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를 배출해주길 바라고, 부모들은 적어도 제 밥벌이는 하는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키워주길 바란다. 이런 요구들을 감안할 때, 대학은 우선 부모들이 어렵게 벌어서 낸 등록금에 대한 반대급부로써 학생에 대한 취업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 있는 전문 지식인을 양성하는 것에 운영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추세에 대하여 많은 학자들은 여전히 대학은 취업학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학 졸업자가 실업자가 되는 것이 당연시된다면 과연 대학이 존재할 가치나 이유가 있겠는가? 실제로 한 집안에서 청년 실업자가 발생하는 것은 큰 재앙과 같다. 그동안의 교육비 투자는 헛된 것이 되고, 앞으로 그가 잃어버릴 시간과 벌지 못하는 돈만큼의 경제적 손실은 적은 것이 아니다. 특히 자식의 실업은 열심히 일하는 부모의 앞으로 살아갈 에너지를 고갈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런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 가운데, 대학 진학의 목적은 자신의 전공과 적성을 살려 경제적으로 자립하여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는 떳떳한 삶을 살아가는 데 맞춰져야 한다고 보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방향에서 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교육은 청년들이 경제적 책임의식을 갖도록 하는 데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이와 같은 의식이 내재화되도록 교육하고,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경제적 소득을 얻기 위한 정신력과 수단을 갖도록 교육한다면, 대학 졸업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취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래도 취업을 하고 돈벌이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책임감이 부족한 청년들은 늘 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는 더욱 구체적인 방법으로 책임감과 도전정신을 길러주어야 한다. 어릴 때부터 돈의 소중함을 체계적으로 가르치고 스스로 돈을 벌어서 쓰는 경험을 쌓도록 훈련을 시켜야 한다. 그 결과 성인이 되면 스스로 자신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떳떳한 인생이라는 철학을 정립하고 살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런 교육이야말로 한 인간이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의 지배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들고, 돈을 통하여 더 많은 자유를 얻는 지혜를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일의 끝을 보기 위하여 미친 듯이 몰입하면서 책임을 지고, 동시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충분히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또한 일을 즐기면서 성과도 높일 줄 아는 태도를 가진 사람을 원한다. 그래야 그 일이 성공적이 될 수 있고 그 힘으로 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교육목표를 이와 같은 사회적 요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노력이 변화하는 시대의 새로운 대학교육 철학으로 인정받기를 바란다.

김희수 건양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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