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끼 먹기 어려운 시급 7530원” 최저임금에 또한번 우는 근로자들

  • 경제/과학
  • 유통/쇼핑

“밥 한끼 먹기 어려운 시급 7530원” 최저임금에 또한번 우는 근로자들

  • 승인 2017-07-17 16:22
  • 신문게재 2017-07-18 7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2018년도 최저임급 시급 7530원 결정
근로자들 최저생계비 반영 안된 금액 한숨
시급 올라도 물가 오르면 결국 도도리표 될 것


“1시간 일해야 7530원. 햇반 10개 겨우 살 수 있는 금액이네요. 그런데 밥만 먹고 사나요?”

2018년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근로자들은 여전히 아쉽다는 입장이다.

“보세요, 7530원으로 살 수 있는 생필품은 뭐가 있는지. 저렴한 걸 찾는다면 찾을 수 있지만 기본 가격대가 대부분이 1만원을 넘는 시대예요. 내 월급 빼고 모두 시시각각 올라요.”

근로자들이 인상된 내년 시급에 만족할 수 없는 이유는 최소한의 생계비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둔산 인근의 대형마트와 카페, 음식점을 방문했다. 최저시급 영향을 받는 430만여명 가운데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생,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대부분. 이들은 최저시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물가 수준을 우려하고 있었다.

실제 우리가 사용하는 생필품 대다수는 1만원에 육박했다. 샴푸 8900원, 롤휴지 30롤 1만4900원, 귀저기 2만5300원, 양말 4족 9900원, 햇반 7380원, 냉동삼겹살 9900원… 최저 시급 7530원으로는 살 수 없는 생필품이 대다수였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 김 모양은 “공부를 하면서 알바를 많이 해봐야 5시간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시급이 올라도 큰 차이는 없다. 최저시급 7530원으로는 친구와 커피 한잔 마실 수 없을 만큼 물가는 비싸다”라고 말했다.

김 양은 알바를 하고 있지만 날마다 비싼 커피를 아무렇지 않게 마시는 또래 친구들을 보면 커피 한잔값을 아끼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자신의 모습에 울컥 눈물이 차오른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점심무렵 백반집에서 만난 직장인들은 최저 임금이 1만원이 돼야 그나마 불균형이 좁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둔산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이씨는 “가장 저렴한 점심메뉴인 백반도 6000~7000원이 넘는다. 한끼 식사가 7000원이 넘는데 근로자 시급이 겨우 7000원선이라는건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직장인 최씨는 “최근 소액적금을 들고 커피값을 아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아껴도 손에 남는 돈은 너무 적다”며 시급 1만은 아직 먼 꿈같다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시급에 비해 너무 비싼 물가였다. 물가 오르는 것은 눈 깜작할 사이에 벌어지고, 근로자들 시급 인상은 인색한 우리 사회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최소한의 생계유지가 될 수 있도록 최저시급 1만원이 보장돼야 근로자들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17년만에 최대 인상률이었지만, 430만 근로자에게 미소를 찾아주기엔 7530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